"셀트리온, 직판 체제로 공급 안정화…유럽 신뢰 구축이 핵심" [EADV 현장]

[인터뷰] 살림 벤칼리파 셀트리온 프랑스 법인 메디컬 디렉터
"중증 천식 5%가 전체 의료비 50%"…바이오시밀러, 환자 부담 해소 '열쇠'

살림 벤칼리파 셀트리온 프랑스 법인 메디컬 디렉터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 장도민 기자

(파리=뉴스1) 장도민 기자 = 셀트리온(068270)이 유럽 시장에서 직판 체제를 앞세워 빠른 대응과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고, 바이오시밀러로 환자 치료 기회를 넓히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직판 체제를 통해 '신뢰'를 쌓는 것이 시장 영향력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판단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피부과학회(EADV) 현장에서 만난 살림 벤칼리파 셀트리온 프랑스 법인 메디컬 디렉터는 "바이오시밀러는 신뢰의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 각국의 시장 환경을 설명하면서도 일관되게 신뢰를 강조했고, 셀트리온이 직판 체제를 통해 쌓아온 차별성에 대해 상세하게 짚었다.

유럽 시장 핵심 가치는 '신뢰'…직판 체제로 빠른 대응·공급 안정 확보

살림 벤칼리파 디렉터에 따르면 유럽은 나라별로 제도와 관행이 큰 차이를 보인다. 독일처럼 의사 주도형 시장이 있는가 하면, 북유럽처럼 입찰 중심 구조가 뚜렷한 곳도 있다. 영국이나 프랑스는 그 중간쯤에 놓여 있다. 벤칼리파 디렉터는 "이처럼 시장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현지 환경을 이해하고 적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결국 핵심은 신뢰다. 품질·파트너십·임상 연구·관계의 질 전반에서 신뢰를 얻어야만 시장에서 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이 직판 체제를 택한 배경도 이점이 작용했다. 그는 2020년 프랑스 법원 설립 당시 램시마SC 론칭과 맞물려 의료진, 환자와 직접 소통해야 하는 필요성이 컸다고 설명했다. 살림 벤칼리파 디렉터는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현장에 바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재고 관리, 프로젝트, 예산까지 자체적으로 조율할 수 있고, 공급 안정성 유지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프랑스 진출 이후 공급 부족 사태는 한 차례도 없었다"며 "이 점은 의료진과 환자에게 가장 강력하게 다가갈 수 있는 메시지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살림 벤칼리파 셀트리온 프랑스 법인 메디컬 디렉터. /사진 = 장도민 기자
옴리클로, 첫 오말리주맙 바이오시밀러…중증 천식·CSU 환자에 새 옵션

셀트리온이 유럽 시장에서 내놓는 신제품 옴리클로(오말리주맙 바이오시밀러)는 이런 전략을 잘 보여준다. 옴리클로는 첫 오말리주맙 바이오시밀러로, 적응증은 중증 천식과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CSU)다.

벤칼리파 디렉터는 "오말리주맙을 사용할 수 있는 중증 천식 환자는 전체의 약 5%에 불과하지만, 치료비는 전체 천식 의료비의 50% 이상을 차지한다"며 "바이오시밀러 도입으로 사회적 부담을 줄이고 환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환자와 의료진의 제형 선호도를 고려해 펜형과 프리필드시린지형 두 가지를 동시에 출시하는 것도 특징이다. 그는 "대부분의 환자는 펜형을 선호하지만, 일부는 주입 속도를 조절하고 싶어 한다. 두 가지 제형을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서로 다른 요구를 충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피부과학회(EADV)에 설치된 셀트리온 부스 모습. /사진 = 장도민 기자
데이터와 현장 소통으로 수용성 확대…"바이오시밀러는 신뢰 산업"

셀트리온은 옴리클로의 조기 안착을 위해 임상 데이터 축적과 현장 소통을 병행하고 있다. 프랑스 법인이 직접 주도하는 롤링 스터디를 통해 6개월, 1년 단위로 치료 지속률과 환자 만족도를 평가하고 이를 학회 발표와 출판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허가 이후에도 데이터를 꾸준히 만들어내야 한다. 의료진에게는 과학적 근거를, 환자에게는 안심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현장 활동의 중요성과 관련해선 "필드팀이 의료진을 직접 만나 장점을 설명하고, 환자단체와도 협력해 신뢰를 높인다"며 "실제로 환자단체가 연구 설계에 참여한 사례도 있다. 이런 투명성이 시간이 지나며 신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벤칼리파 디렉터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다시 한번 '신뢰'라는 단어를 꺼냈다. 그는 "바이오시밀러는 단순한 복제약이 아니라 신뢰의 산업"이라며 "직판 체제와 공급 안정, 리얼월드데이터(RWD) 축적을 통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 신뢰가 확보돼야 환자 접근성이 넓어지고, 더 많은 환자가 치료 기회를 갖게 된다. 이것이 셀트리온이 유럽에서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j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