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은 추월, 日은 추격…'애매한 포지션' 韓바이오, 골든타임 5년"[바이오 USA]

(보스턴=뉴스1) 김정은 기자

"한국이 누릴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5년입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상임부회장은 16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 컨벤션 전시 센터에서 열린 '바이오 USA 2025'에서 기자단을 만나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글로벌 국가가 모두 바이오에 투자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올해 바이오 USA에 마련된 한국관은 역대급 규모로 꾸려졌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지만, 이 부회장은 "이미 한국을 앞서간 중국은 물론 일본과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후지필름이나 아사이글래스 같은 일본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매우 공세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글로벌 빅파마가 있는 것도 아니고 완성된 세팅을 갖춘 산업도 아니기 때문에 애매한 위치에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일본은 글로벌 제약사들과 함께 미국 내 공장을 설립하고, 현지 영업까지 전개하며 전략을 대대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아사이글래스는 한 달에 한 건씩 미국·유럽에서 인수합병(M&A)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태국과 인도네시아의 산업 성장 속도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협회의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지금 저한테 계속 요청 들어오는 게 컴파운드 관련된 요청도 들어오고, 셀 앤 진(Cell&Gene) 관련된 부분도 들어오고 여러 가지가 들어오고 있다"며 "임상을 거치고 생산에 이르는 과정에서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들도 있지만 우리나라는 글로벌 시장에서 파이프를 해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이번 바이오 USA에서는 미국, 일본, 유럽, 인도, 한국 등 이른바 '바이오 빅5' 국가들이 비공식 라운드테이블 형식으로 공급망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는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강화를 위한 흐름으로 해석되지만, 이 부회장은 "정치가 아니라 산업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 미국의 여러 움직임은 어떤 때는 SNS를 통해 정치적인 방향이 확 바뀌기도 하기 때문에 굉장히 피곤한 상황"이라며 "그래서 여기에서도 지켜보자는 얘기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정부 주도형 산업 전략의 한계를 지적, 바이오 산업의 특성상 자율성과 기술 중심의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점프하기 위해서는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며 "정부가 끌고 가는 것보다는 정부는 플랫폼을 깔아주고 기업들이 먼저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바이오협회는 17일 오후 6시부터 '코리아 바이오텍 파트너십' (KBTP) 행사를 개최한다. 1부에서는 해외 바이오기업과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국의 기업 유치 전략 △코스닥 상장 제도 △국내 진출 가이드라인 등을 소개하며, 2부 네트워킹 세션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와 유한양행이 주요 파트너십 사례와 글로벌 협력 전략을 공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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