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와 다른 길…로봇으로 신장결석 수술 바꾸는 로엔서지컬[문대현의 메디뷰]
AI로 내시경 조작·결석 제거 보조
해외 시장 안착이 다음 과제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수술로봇 시장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제품은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다빈치'다. 다빈치는 수술에 최적화된 전용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개발된 수술 로봇으로 세계 수술로봇 시장을 주도해 왔다.
다빈치가 여러 외과 수술에 활용하는 범용 플랫폼을 개발한다면 국내 기업 로엔서지컬은 다른 길을 택했다. 신장결석 수술이라는 특정 영역에 집중해 인공지능(AI)으로 의료진의 내시경 조작을 보조하고, 결석을 찾아 제거하는 과정을 자동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2017년 설립된 로엔서지컬은 AI를 기반으로 신장결석 수술을 돕는 수술로봇을 개발하는 국내 의료기기 기업이다.
자메닉스의 차별점은 수술로봇을 여러 수술에 범용적으로 적용하기보다 신장결석 제거술에 필요한 기능을 집중적으로 구현했다는 것이다.
자메닉스는 의료진이 별도의 마스터 콘솔을 통해 로봇을 조작하도록 설계됐다. 환자의 호흡에 따른 신장과 결석의 움직임을 보정하는 기능을 적용해 내시경과 레이저의 위치를 정밀하게 제어하도록 돕는다. 결석 크기 가이드와 자동 주행 기능도 탑재했다.
최근에는 결석을 파쇄하는 데서 나아가 파쇄된 조각을 흡입해 배출하는 과정까지 자동화하는 방향으로 기능을 확장했다. 로엔서지컬은 흡인보조 장치 '팬즈'(FANS)와 자메닉스를 연동해 흡인 방향을 자동으로 조절하고, 내시경 이동과 추출을 로봇이 제어할 수 있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변경허가를 받았다.
자메닉스의 사업화에서 중요한 전환점은 임상시험을 넘어 실제 진료에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로엔서지컬은 232명이 참여한 다기관 전향적 무작위 비교 임상을 거쳐 지난 5월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으로부터 혁신의료기술의 임상진료 목적 사용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은 정해진 제도와 절차에 따라 자메닉스를 비급여 진료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수술 사례도 쌓이고 있다. 자메닉스는 임상진료 전환 이후 약 4개월 만에 누적 수술 200례를 기록했다. 국내 도입 병원도 4월 14곳에서 7월 19곳, 9월 23곳으로 늘었다.
사업 측면에서는 실제 사용 사례가 늘어날수록 의료진의 사용 경험과 제품 개선에 필요한 데이터가 축적된다는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로엔서지컬이 장기적으로 추진하는 사업모델은 장비 판매에만 의존하지 않는 구조다. 수술 건수에 따라 사용되는 소모품 매출을 확보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장비의 기능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수술로봇은 초기 장비 공급 이후에도 유지보수와 소모품, 기능 개선 등이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자메닉스는 기존 하드웨어를 교체하지 않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흡인보조 기능을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해외 시장 진출 기반도 확보했다. 자메닉스는 지난 8월 미국 FDA로부터 510(k) 허가를 획득했다. 지난 1월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만다야 로열 병원에 제품을 공급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원격수술 분야로의 확장도 추진 중이다. 로엔서지컬은 지난 6월 미국 원격수술 플랫폼 기업 '소바토'(Sovato)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자메닉스와 원격수술 플랫폼의 연동을 추진하기로 했다. 양사는 기술 검토와 플랫폼 통합 등을 단계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제는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현지 의료기관과 유통망을 확보하고 실제 매출로 연결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로엔서지컬의 경우 범용 수술로봇과 직접 경쟁하기보다 특정 수술의 정밀도와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한 전략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며 "자메닉스가 신장결석 수술의 자동화를 넘어 지속적인 매출을 창출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라고 전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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