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아이들 줄줄이 감염"…학교·어린이집 덮친 독감·코로나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 발령…초등생 환자 비율 기준의 6배 육박
코로나19 입원·검출률도 동반 상승…21일부터 예방접종 순차 시행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지금 주변에 독감 걸린 아이, 코로나 걸린 아이가 한둘이 아니에요. 마스크를 씌워 학교에 보내고는 있지만 언제 우리 애 차례가 될지 모르겠어요."
30대 학부모 김모 씨는 최근 등굣길이 불안하기만 하다. 첫째는 학교에 다니고 둘째는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지만 최근 들어 반마다 호흡기 감염병 환자가 잇따라 나오고 있어서다.
김 씨는 "둘째는 당분간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고 집에서 돌보기로 했다"며 "코로나도 다시 늘고 독감도 유행한다는데 잠잠해질 때까지 버텨보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통 겨울에 독감이 유행하는 줄 알았는데 올해는 더위가 끝나자마자 환자가 늘어 당황스럽다"고 했다.
실제 새 학기 시작과 함께 학교와 어린이집, 학원 등 단체생활 공간을 중심으로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가 동시에 확산하는 모습이다.
방역당국은 인플루엔자 발생이 예년보다 빠르게 증가하자 11일 전국에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최근 감시 결과에서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이 유행기준을 넘어선 데 따른 조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6~2027절기 36주차(8월 30일~9월 5일) 의원급 의료기관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25.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번 절기 유행기준인 12.9명의 약 2배 수준이다.
특히 소아·청소년층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연령별 의사환자 분율은 7~12세가 75.1명으로 가장 높았고 1~6세 49.8명, 13~18세 31.3명, 0세 24.0명 순이었다. 유행기준과 비교하면 초등학생은 약 5.8배, 미취학 아동은 약 3.9배, 영아는 약 1.9배 수준에 달한다.
병원급 의료기관 인플루엔자 입원환자도 최근 4주간 78명에서 89명, 166명, 300명으로 급증했다. 상급종합병원 입원환자 역시 같은 기간 21명에서 50명으로 늘었다.
질병청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서 유행 원인을 단정적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에서도 인플루엔자 발생이 증가하고 있고 남반구의 호주·뉴질랜드 역시 동절기가 끝나는 시점에 인플루엔자 발생이 늘고 있어 여러 국가에서 유사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본은 35주차 기준 의료기관당 인플루엔자 환자 신고 건수가 유행 시작 기준을 넘어섰고, 중국 남부 지역에서도 높은 인플루엔자 양성률이 보고되고 있다.
코로나19 역시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36주차 병원급 의료기관 코로나19 입원환자는 193명으로 최근 4주 연속 증가했다. 입원환자의 65.3%는 65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률도 전주 11.7%에서 16.3%로 상승했다. 최근에는 PQ.16.1.1 계열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시기인 만큼 증상을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완범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외래에서도 발열과 기침을 호소하는 환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3~4일 이상 고열이 지속되거나 호흡곤란, 가슴 통증 등이 나타나면 반드시 진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자와 만성질환자, 임신부, 영유아는 증상이 경미하더라도 조기에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오는 21일부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을 순차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올해부터는 무료 접종 대상 어린이가 기존 13세 이하에서 14세 이하로 확대됐다. 어린이와 임신부는 9월 21일부터, 65세 이상 고령층은 10월부터 연령대별로 접종이 시작된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감염병 예방수칙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손 씻기와 기침 예절, 마스크 착용 등 기본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sssunhu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