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유행주의보 발령…초등학생 환자 비율 기준치 6배

외래환자 1000명당 25.3명…유행기준 12.9명의 약 2배
고위험군, 검사 없이도 항바이러스제 건강보험 적용

지난해 9월 경기 수원시 팔달구의 한 소아과에서 아이가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 뉴스1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방역 당국이 예년보다 빠르게 확산하는 인플루엔자(독감)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에 인플루엔자 유행 주의보를 발령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8일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교육부와 함께 '호흡기 감염병 관계 부처 합동대책반' 회의를 열고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발생 현황 및 대응 상황을 점검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당시 회의에서는 인플루엔자 환자가 최근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는 만큼 유행 기준 초과 여부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이번 주 유행 주의보를 발령하는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청에 따르면 2026~2027절기 36주차(8월 30일~9월 5일) 의원급 의료기관의 인플루엔자 의사 환자(ILI)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25.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번 절기 유행 기준인 12.9명의 약 2배 수준으로, 전주(13.3명)와 비교해도 90% 이상 급증한 수치다.

연령별로는 7~12세가 외래환자 1000명당 75.1명으로 가장 많았고 1~6세 49.8명, 13~18세 31.3명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7~12세는 유행 기준의 약 6배 수준을 기록해 학령기 아동을 중심으로 유행이 빠르게 확산하는 양상이다.

병원급 의료기관의 인플루엔자 입원환자도 최근 4주간 78명에서 89명, 166명, 300명으로 증가했다. 상급종합병원 입원환자 역시 같은 기간 21명에서 50명으로 늘었다.

바이러스 검출률도 상승세를 보인다. 의원급 의료기관 외래 호흡기감염병 의심 환자 검체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은 16.3%로 최근 4주 연속 증가했으며 주로 A(H1N1)pdm09형이 검출됐다.

질병청은 이번 절기 인플루엔자 유행이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35주차부터 유행 시작 기준을 넘어섰고, 중국 남부 지역에서도 높은 인플루엔자 양성률이 보고되고 있다.

유행 주의보 발령에 따라 소아와 임신부, 65세 이상 고령자,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은 의사의 판단에 따라 인플루엔자 검사 없이도 항바이러스제 처방 시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질병청은 오는 21일부터 인플루엔자 국가 예방접종을 순차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다만 유행 상황과 백신 공급 일정 등을 고려해 면역저하자를 포함한 고위험군 중심으로 접종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백신을 맞기 전 독감에 걸린 상태라면 증상이 호전된 뒤 2주 정도 지나 접종하는 것이 권고된다. 유행이 다소 이르게 시작됐더라도 정점은 통상 연말에 형성되는 만큼 예방접종의 이점이 더 크다는 게 질병청의 설명이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이번 절기 인플루엔자 유행이 빠르게 시작되고 있어 고위험군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65세 이상 어르신과 면역저하자 등은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발생하면 조기에 의료기관을 방문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