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만 되면 콧물 줄줄"…비염 무시했다간 큰코다친다
돼지풀·쑥·환삼덩굴 꽃가루에 큰 일교차까지 '이중고'
방치하면 부비동염·중이염·천식 등 합병증 위험
- 천선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에게 가장 괴로운 계절이 시작됐다. 잡초류 꽃가루가 급증하는 데다 큰 일교차와 건조한 공기까지 더해지면서 비염 증상이 악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1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알레르기성 비염 진료 인원은 7월 71만 명, 8월 68만 명에서 9월과 10월 각각 115만 명 수준으로 폭증했다.
전문가들은 비염을 단순한 계절성 질환으로 방치할 경우 수면장애와 집중력 저하는 물론 부비동염·중이염·천식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꽃가루나 집먼지진드기, 동물의 털·비듬 등 특정 알레르겐에 대한 면역반응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특히 가을에는 돼지풀, 쑥, 환삼덩굴 등 잡초류 꽃가루 농도가 높아지면서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연구에서도 봄철 수목류 꽃가루와 함께 가을철 쑥·돼지풀·환삼덩굴 꽃가루가 비염 증상 악화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여기에 큰 일교차와 건조한 날씨도 영향을 미친다. 코점막은 혈관과 자율신경이 풍부해 온도와 습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환절기 환경 변화가 코점막을 자극해 비염 증상을 더욱 심하게 만들 수 있다.
대표 증상은 코막힘, 재채기, 맑은 콧물, 코 가려움이다. 눈 가려움과 충혈, 후각 저하, 두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방치할 경우 부비동염(축농증), 중이염, 알레르기 결막염, 천식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수면장애와 집중력 저하로 삶의 질도 크게 떨어진다.
서민영 고려대안산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는 "가을은 큰 일교차와 건조한 바람, 잡초류 꽃가루가 겹치는 '삼중 자극'의 계절"이라며 "비염 증상이 반복되는 환자는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미리 병원을 찾아 적절한 약물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원인 알레르겐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비강 스테로이드제와 항히스타민제 등으로 증상을 조절한다"며 "원인 항원이 확인되면 면역치료를 시행할 수 있고 구조적인 문제로 코막힘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도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한의계는 알레르기 비염을 코에 국한된 질환으로 보지 않는다. 증상의 반복 시기와 양상, 체력 상태, 자율신경 기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신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
김민희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특정 알레르겐에 의한 면역반응뿐 아니라 자율신경계의 불균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자율신경 기능을 분석한 연구에서 질환의 중증도와 지속 기간에 따라 자율신경 반응 차이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뚜렷하고 환절기 기온 변화가 큰 환경에서는 이러한 자율신경 반응이 비염 증상 악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의약 치료는 한약과 침, 뜸 등을 활용해 면역반응과 자율신경 기능을 조절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김 교수팀 연구에서는 형개연교탕과 소청룡탕 등 항염증·항알레르기 효과를 가진 한약 복용 후 콧물과 코막힘 등 주요 증상이 개선됐으며 치료 종료 이후에도 효과가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
김 교수는 "기후 변화 자체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기 때문에 몸의 적응 능력과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규칙적인 운동, 개인 상태에 맞는 치료를 통해 가을철 비염 증상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양방과 한방 모두 비염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순한 콧물이나 재채기로 여겨 치료 시기를 놓치면 수면장애와 학습·업무 능률 저하는 물론 부비동염, 중이염, 천식 등 합병증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가을철 비염 증상이 있다면 자신의 원인과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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