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지원 20% 즉시 이행"…'적자 경고등' 건보 재정 대책 촉구

건보료율 결정 앞두고 건보노조·심평원노조 등 기자회견 개최
"적립금 2028년 고갈…국가 부담 비용, 건보 전가 중단해야"

건보노조·심평원노조 등 노동계가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강보험 국가책임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제공)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건강보험료율 결정을 앞두고 노동계가 정부의 건강보험 국고지원 확대를 촉구하고 나섰다. 법정 지원 비율인 20%를 즉시 이행하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재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과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건강보험심사평가원노동조합은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국가 책임 강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2027년도 건강보험료율이 결정되는 것과 관련해 정부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목표를 분명히 하고 이를 뒷받침할 재정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안정적인 재정 대책 없이 정부가 법정 국고지원조차 지키지 않은 채 미봉책만 제시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국민 건강 보장성과 건강보험에 대한 신뢰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진료비 총액은 125조 원으로 2024년 116조 2375억 원보다 7.6% 증가했다.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또 2027년에는 노인진료비 비중이 전체 진료비의 50%에 도달하고 총진료비 증가율도 1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건강보험 누적적립금이 2028년 고갈될 수 있다고 전망했으며 올해에도 약 3조 원의 당기 적자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정부의 국고지원 규모가 법정 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복지부가 밝힌 2027년 건강보험 국고지원 규모는 13조 8000억 원으로 보험료 예상 수입의 14.4% 수준에 불과하다"며 "법에 명시된 20%는 물론 진료비 증가율에도 못 미치는 사실상 감액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국고지원 의무 미이행 문제를 인정하고 개선을 약속했지만 이번 지원안은 여전히 법정 기준에 크게 못 미친다"며 "감염병 대응과 비상진료체계, 필수·공공의료 지원 등 국가가 부담해야 할 재정을 건강보험에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조는 건강보험 재정 악화가 결국 국민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조는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되면 보장성 축소가 불가피하고 그 빈자리를 민간보험이 채우게 될 것"이라며 "결국 국민은 사의료비와 민간보험료 부담 증가라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 △법정 국고지원 20% 즉시 이행 △건강보험 보장성 축소 정책 철회 △혼합진료 금지, 성분명 처방 확대, 비급여 관리 강화 등 불필요한 진료비 지출 억제 대책 마련 △건강보험 재정 확충을 위한 근본 대책 수립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할 정부의 책임 있는 역할이 필요하다"며 "사의료비를 폭증시킬 정부의 근시안적 해법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날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에서 제15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2027년도 건강보험료율 결정안을 심의한다. 건보료율은 동결부터 0.5% 인상, 1~2% 미만 인상, 2% 이상 인상 등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