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코로나 함께 번진다…환자 급증에 방역당국 긴장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 동기간 대비 2배…7~12세서 폭발적 증가
코로나 입원환자 80%↑…질병청, 복지부·교육부·식약처와 합동 점검

지난해 경기도의 어린이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인플루엔자(독감)와 코로나19가 최근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면서 올가을 호흡기감염병 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개학 이후 7~12세 어린이의 독감 의심 환자 비율이 한 주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하고 코로나19 입원환자도 80% 가까이 늘면서 방역당국이 대응체계 점검에 나선다.

4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35주 차(8월 23~29일) 감시 결과에 따르면 의원급 의료기관의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ILI)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13.3명으로 전주(9.2명)보다 44.6%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4명)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으로, 지난 절기 유행 기준인 9.1명도 넘어섰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도 12.3%로 전주(10.0%)보다 상승했다. 최근 4주간 의사 환자 분율은 7.0명(32주)→7.5명(33주)→9.2명(34주)→13.3명(35주)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연령별로는 학령기 소아·청소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35주 차 의사 환자 분율은 7~12세가 36.5명으로 가장 높았고 1~6세가 22.6명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7~12세는 전주 18.1명에서 36.5명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고 1~6세도 15.2명에서 22.6명으로 약 49% 증가했다.

입원환자도 늘고 있다. 병원급 의료기관 인플루엔자 입원환자는 89명에서 162명으로 82% 증가했으며 상급종합병원 입원환자도 22명으로 집계됐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코로나19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병원급 의료기관의 코로나19 입원환자는 109명으로 전주(61명)보다 78.7% 증가했다. 최근 4주간 입원환자는 48명→57명→61명→109명으로 늘었다. 상급종합병원 입원환자 수는 13명으로 전주와 동일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률 역시 11.7%로 전주(11.3%)보다 소폭 상승했다. 최근 4주간 검출률은 5.7%→9.1%→11.3%→11.7%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국내 검사 전문 의료기관 5곳에 의뢰된 검체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률도 6.0%로 전주(3.4%)보다 높아졌다.

질병청은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증가하는 현상이 국내만의 특수한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형민 질병청 감염병관리과장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우리와 비슷하게 두 감염병이 함께 증가하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난 국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관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경우 인플루엔자 유행이 평년보다 한 달가량 이르게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며 "코로나19와 독감이 여름철 유행 양상을 보이는 점에서 우리와 비슷한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하고 관계 부처 합동 점검에 나선다. 질병청은 오는 8일 임승관 청장 주재로 보건복지부, 교육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관련 전문가 등이 참석하는 제9차 호흡기감염병 관계 부처 합동대책반 회의를 열고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유행 상황 및 대응체계를 점검할 예정이다.

이 과장은 "부처 합동회의가 열리는 시점이 독감 유행만 놓고 보면 예년보다 다소 이른 편"이라며 "현재 확산 양상을 고려해 대응 방향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질병청은 이달 21일부터 2026~2027절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을 시작한다. 생후 6개월~14세 어린이와 임신부, 65세 이상 고령층은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특히 이번 절기부터는 어린이 지원 대상이 기존 생후 6개월~13세에서 생후 6개월~14세로 확대된다. 65세 이상 고령층은 10월 12일부터 시행되는 코로나19 예방접종과 같은 날 독감 백신을 접종할 수 있으며 질병청은 두 백신의 동시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이 과장은 "백신을 맞기 전 독감에 걸린 상태라면 증상이 호전된 뒤 2주 정도 지나 접종하는 것이 권고된다"며 "유행이 다소 이르게 시작됐더라도 정점은 통상 연말에 형성되는 만큼 예방접종의 이점이 더 크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