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한지 몰랐다"…李대통령이 두 번 칭찬한 정은경 리더십

"너무 조용해서 아무것도 안 한 줄"…공개 호평
증원 갈등 딛고 정원 확대…의료계도 긍정 평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의료 개혁의 대표 성과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을 두 차례 공개적으로 치켜세우면서 그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2024년 의대 2000명 증원 발표 당시 전공의 집단 사직과 의정 갈등으로 의료 현장이 큰 혼란을 겪었지만 정 장관 취임 이후 추진된 의대 정원 확대는 비교적 조용하게 마무리되면서다.

이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개혁의 방식과 관련해 "목소리 높게, 선명하게 하는 것이 칭찬받기는 좋지만 그렇게 하면 저항 강도를 높이고 고통을 크게 한다"며 "실용적이고 실효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 개혁을 대표 사례로 언급하며 "정 장관이 설득도 잘하고 접근도 잘해 의대 정원 증원을 해낸다. (개혁했다는) 느낌이 없을 정도"라며 "KTX·SRT도 큰 무리 없이 통합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이는 이 대통령이 정 장관의 의료 개혁 성과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두 번째 사례다.

앞서 지난달 22일 대통령 주재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에서도 이 대통령은 "온 국민의 걱정거리였던 의대 정원 문제도 우리 정은경 장관님을 비롯한 복지 관련 공무원, 정치권, 의료계의 협조로 큰 성과를 냈다"며 "너무 조용하다 보니 아무것도 하는 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보통 우리가 개혁하면 울고 싸우고 시끄럽고 대결하고 대립하는 것들을 상정하는데 그러지 않고도 대화와 설득을 통해 충분히 일정한 결론에 이르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의료 개혁 과정에서 증명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임명장 및 위촉장 수여식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자녀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뉴스1 허경 기자

정 장관이 주목받는 이유는 의대 정원 확대라는 같은 과제를 추진하면서도 이전 정부와는 다른 접근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지난 정부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의료계의 강한 반발과 전공의 집단 사직, 의정 갈등으로 이어졌다. 의료 현장의 혼란이 장기화하면서 의대 증원 규모뿐 아니라 정책 결정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과 소통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잇따랐다.

이에 지난해 7월 취임한 정 장관은 의대 정원 확대 논의에 앞서 의사결정 구조를 정비하는 데 힘을 쏟았다.

그해 12월 열린 첫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는 회의록·속기록 공개, 민간위원 확대, 정기회의 개최 등을 추진하며 보정심 운영의 투명성과 대표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당시 정 장관은 "지난 의대 증원 추진과 관련해 절차의 정합성과 실질적인 논의가 부족했다는 뼈아픈 지적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며 "향후 위원회 운영에 있어 최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정부는 수급추계위원회와 보정심 논의를 거쳐 올해 2월 2027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2027년 490명 증원을 시작으로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정원을 늘리고, 증원 인력은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활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 장관은 당시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직접 발표하며 "양성 인력의 목적과 이행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제시했다는 게 가장 큰 의미"라며 "충분하게 설명하고 소통하면서 다른 의료 문제들도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의대 증원 방안이 확정되는 과정에서는 2024년 의대 2000명 증원 발표 당시와 같은 대규모 집단행동이나 극한 대립은 나타나지 않았다. 물론 지역·필수 의료 확충과 공공의료 강화, 의료전달체계 개편 등 의료 개혁 과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정 장관은 그야말로 선비 스타일"이라며 "조용하고 합리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편이라 의료계 내부에서도 호감도가 높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정부 관계자는 "의대 정원 문제처럼 민감한 사안도 갈등을 키우기보다 대화로 풀어가려 했던 점이 이번 결과에 영향을 준 것 같다"며 "의료계와 정부가 모든 사안에서 의견이 같은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이야기를 들어주고 소통하려 한다는 신뢰는 형성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