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가는 당뇨병 환자, AI가 미리 골라낸다

22만 명 진료데이터 분석…기존 통계모형보다 예측 성능 높아
혈압·혈당 등 55개 임상 정보 활용…고위험군 조기 선별 기대

경기 수원시의 한 대형병원 응급실로 환자들이 들어가고 있다.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당뇨병 환자의 응급실 방문 위험을 인공지능(AI)으로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이 개발됐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국내 대규모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실제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응급실 방문 위험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PLOS ONE' 7월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2008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5개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은 제2형 당뇨병 환자 22만 720명을 대상으로 의무기록을 분석했다. 이 가운데 4만 9770명(22.6%)은 당뇨병 진단 전후 1년 이내에 최소 한 차례 응급실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는 방문하지 않은 환자보다 평균 연령이 높았고 혈당 조절과 콩팥 기능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다. 인슐린과 이뇨제 사용 비율은 약 2배 높았으며 고혈압과 뇌혈관질환을 동반한 비율도 높았다.

연구진은 혈압, 혈당검사 결과, 콩팥 기능, 약물 처방 이력 등 병원에서 평소 확인하는 55개 임상정보를 활용해 7종의 머신러닝 모델과 기존 통계모형을 개발·비교했다. 그 결과 가장 성능이 높은 인공지능 모델(캣부스트 모델)은 기존 통계 방식보다 응급실 방문 위험이 높은 환자와 낮은 환자를 더 잘 구분했다.

응급실 방문을 예측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이완기 혈압, 혈청 크레아티닌, 수축기 혈압 순이었다.

이들 요인은 대부분 약물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관리할 수 있는 위험요인으로 진료 단계에서 확인하고 중재하면 응급실 방문과 급성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당뇨병 환자의 응급실 방문은 급성 합병증 악화와 입원·사망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증상이 악화된 뒤 치료하는 것보다 위험이 높은 환자를 미리 찾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진은 고위험 환자를 조기에 찾아 약물 조정, 집중 관찰, 전문의 의뢰 등 선제적인 예방·관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실제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의료기관 자료를 활용한 외부 검증과 전향적 검증 연구가 추가로 필요하다.

임주현 국립보건연구원 내분비·신장질환연구과장은 "실제 진료데이터가 환자의 건강 위험을 예측하고 예방 전략을 마련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향후 1차 의료기관에서도 활용 가능한 예측모델을 보급해 합병증 위험을 조기 발견하고 예방·관리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