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량 셀레늄, 난소암 항암 부작용 줄였다…운동 기능 장애 억제

서울대병원, 재발 난소암 환자 대상 임상시험
60세 이상 환자 효과 두드러져…안전성도 확인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난소암 항암치료 과정에서 환자의 일상생활을 위협하는 운동 기능 장애를 고용량 셀레늄 정맥 주사로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병원은 김희승 교수 연구팀이 백금 민감성 재발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고용량 셀레늄의 '항암화학요법 유발 말초신경병증(CIPN)' 예방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난소암은 여성의 난소에 생기는 악성종양으로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상당히 진행된 뒤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치료는 수술과 항암화학요법이 기본이며 재발률이 높은 암으로도 알려져 있다.

'항암화학요법 유발 말초신경병증'은 손발 저림과 근력 약화 등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항암 부작용이다. 난소암 환자의 70~80%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증상이 심해지면 보행이나 일상생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이러한 부작용은 증상이 가벼운 1등급부터 중증인 4등급으로 구분되는데, 2등급 이상부터는 보행이나 도구 사용 등 자립적인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 이미 항암치료를 받아 신경 손상이 누적된 '백금 민감성 재발 난소암' 환자들은 부작용에 더욱 취약하지만 아직 뚜렷한 예방책은 없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체내 대표 항산화 물질인 셀레늄이 항암제 치료 과정에서 생성되는 활성산소를 제거해 신경 손상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연구팀은 백금 민감성 재발 난소암 환자 68명을 대상으로 3상·이중눈가림·무작위·위약 대조 파일럿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환자들은 표준 항암치료(파클리탁셀·카보플라틴·베바시주맙) 투여 2시간 전 고용량 셀레늄(아셀렌산나트륨 2000㎍/40mL) 또는 위약을 정맥 주사로 투여받으며 총 6주기 치료를 받았다.

서울대병원 제공

그 결과 전체 1등급 이상 말초신경병증 발생률 자체는 두 그룹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다만 환자의 자립적인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는 '2등급 이상 운동 기능 장애' 발생률은 셀레늄 투여군에서 유의하게 감소했다.

치료 3회차 직전 2등급 이상 운동 기능 장애 발생률은 위약군 23.3% 대비 셀레늄군 3.3%로 나타났다. 60세 이상 고령 환자에서는 같은 시점 발생률이 위약군 33.3%에서 셀레늄군 5.6%로 낮아져 효과가 더욱 뚜렷했다.

연구팀은 고용량 셀레늄 정맥 투여와 연관된 중대한 독성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무진행생존기간과 암 특이 생존에도 영향을 주지 않아 기존 항암효과를 방해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가벼운 감각 이상 발생 자체를 완전히 막지는 못했고 보호 효과가 일시적일 가능성은 한계로 꼽았다.

김희승 교수는 "이번 연구는 향후 대규모 연구를 통해 운동신경 장애 예방을 위한 셀레늄의 역할을 검증할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60세 이상 암 환자들의 항암치료 과정에서 일상생활의 고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MC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김희승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병원 제공)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