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투모로우'…양산시, 109개 편의점에서 생명 살린다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기획]③양산시 생활현장 중심 예방
QR 정신건강검진 프로그램으로 고위험군 조기 발굴…상담 36% 증가

편집자주 ...자살은 개인의 비극을 넘어 공동체 전체의 상처다. 우리 사회 곳곳에선 이를 막기 위한 의미 있는 변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에 뉴스1은 정부와 지자체, 기업 등 다양한 주체가 추진한 자살예방 활동의 성과를 소개하고, 검증된 정책과 현장 모델의 전국적 확산 필요성을 짚어본다.

점주 대상 생명존중 캠페인(양산시 정신건강복지센터 제공)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OECD 자살률 1위'의 오명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자살예방 정책이 정교화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국가자살예방 전략을 반영한 자살예방사업을 통해 선제적인 위험을 차단하고 있다. 특히 각 지자체의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중심으로 고위험군을 조기 발굴하고 예방부터 사후 관리를 잇는 전 주기 체계를 강화하는 데 집중한다.

양산시, 전국 최초 편의점 연계 자살예방 사업 개발

경남 양산시는 이러한 자살예방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낸 지자체로 꼽힌다. 양산시 정신건강복지센터(센터)는 전국 최초로 편의점과 연계한 자살예방 사업을 개발했으며,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9월 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양산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2022년부터 자살률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자살 시도에 영향을 주는 음주율도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2023년 양산시 고위험 음주율은 경남 지역 중 3위였으며, 양산시 자살 시도 건의 약 56%는 음주 상태에서 발생했다.

양산시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청년 1인 가구가 다빈도로 이용하고, 주류 구매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을 활용해 지속 가능한 생명존중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기 시작했다.

'CU 투모로우 - 내일도 당신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사업은 누구나 자주, 쉽게 방문하는 일상 공간인 편의점을 활용해 지역 내 높은 음주율과 청년 고독사(자살)를 예방하는 목적이다. 지역사회 생활밀착시설을 활용해 자살예방 안전망을 강화한 데 의미가 크다.

CU 투모로우 자살예방사업(양산시 정신건강복지센터 제공)
점주 대상 자살예방교육, 정신건강검진 프로그램…고위험군 조기 발굴

지난 2023년부터 양산 지역 내 106개(현재 109개) CU편의점에서는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스티커를 소주 판매 쇼케이스에 부착하고, 자살예방 정보가 적힌 종이봉투, 친환경 바쿠백 등을 제작해 배포했다. 또 점주 대상 자살예방교육을 진행하며 고위험군 대응 매뉴얼을 지원하고, QR 정신건강검진 프로그램을 통해 고위험군을 조기 발굴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3~5월 계절적 요인으로 자살 발생이 높은 자살고위험 시기에는 집중관리 캠페인을 실시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 운영을 위해 정기 간담회를 개최해 성과를 공유하고 운영 개선을 위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양산시 전 지역의 109개 CU편의점을 '생명존중 안심마을' 협력 지점으로 확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그 결과, 지난해 QR 정신건강 자가검진을 실시한 인원은 644명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86명(13%)의 고위험군 발굴에 개입했다. 같은 해 고위험 음주율은 10.1%로 전년 대비 3.7%p 감소했으며 우울감 경험률은 3.3%로 전년보다 1.7%p 떨어졌다. 자살고위험군 발굴에 따른 상담 건수 역시 1936건으로, 전년 대비 36%나 증가하는 상당한 효과를 입증했다.

양산시 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위기 상황에 직접 개입 가능한 생활 현장 중심 전략을 통해 시민들의 자연스러운 참여를 유도하고, 자살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굴하고 개입할 수 있었다"며 사업을 한층 확대하기 위해 "GS25, 세븐일레븐 등과 협약해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자살예방 상생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청년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 사업을 통해 시민연대 캠페인을 확산하고 앞으로도 자살예방사업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CU 투모로우 자살예방사업(양산시 정신건강복지센터 제공)

ur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