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소아고형암 689명 맞춤진단…정밀의료 플랫폼 구축

이건희 회장 기부 기반 사업…정밀 진단에서 임상 적용까지
국제 심포지엄 개최…캐나다·호주 등 해외 4대 기관 첫 집결

서울대병원 관계자들이 12월 5일 '2025 소아고형암 정밀의료사업 STREAM 국지 심포지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서울대병원 제공)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서울대병원이 소아고형암 정밀의료 기반 구축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을 열고, 맞춤형 진단과 치료로 연결되는 국내 플랫폼 확대 전략을 공개했다.

서울대병원은 5일 '2025 소아고형암 정밀의료사업 STREAM 국제 심포지엄'을 열고, 소아고형암 정밀의료사업의 주요 성과와 향후 발전 방향을 공유했다고 11일 밝혔다.

소아고형암은 뇌·복부·흉부 등 혈액 외 장기에 발생하는 종양으로, 암 종류의 다양성이 크고 치료 표준이 정립되지 않아 유전체 기반 정밀의료의 필요성이 높다. 이에 따라 2023년부터 故 이건희 회장 기부금을 바탕으로 전국 단위 소아고형암 정밀의료사업(STREAM)을 추진하고 있다.

STREAM 사업에는 지난달까지 총 689명의 환자가 등록됐으며,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7개 병원이 WGS(전장유전체분석)·약물반응평가·병리분석 등을 수행했다. 그 중 308명에 대한 통합 유전체 분석이 완료됐고, 개별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활용됐다.

분석 결과, 전체 환자의 82%에서 암세포 체세포 변이가 확인됐고,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고형암 분자 아형 10가지가 새롭게 정의됐다. 이 중 일부 환자는 아형 진단이 가능해졌고, 재발 환자에게는 표적 치료 기회가 확대됐다. 유전성 생식세포 돌연변이가 발견된 사례도 있어 가족 상담과 추적관리에 활용되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은 총 4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국내 STREAM 사업의 성과를 공유했고, 2~3부에서는 캐나다 SickKids, 호주 ZERO 프로그램, 일본 JCCG, 홍콩 HKCH 등 해외 기관의 정밀의료 적용 사례와 국가 단위 플랫폼 운영 경험이 소개됐다. 4부에서는 방사선치료의 기능 보존 전략, 치료 저항성 분석, 중개연구 동향 등 최신 치료 전략이 논의됐다.

서울대병원은 STREAM 사업을 2026년부터 망막세포종 등으로 확대하고, 암 생존자 예후 관리와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연계해 전주기 통합 정밀의료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최종적으로 국내 소아고형암 환자 70% 이상을 포괄하는 임상-연구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피지훈 소아신경외과 교수는 "이번 성과는 故 이건희 회장의 기부와 첨단 기술 인프라가 결합된 결과"라며 "STREAM은 연구에서 치료 실현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은화 소아암·희귀질환사업단장은 "이번 심포지엄에서 아시아 4대 기관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STREAM을 중심으로 아시아 정밀의료 허브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