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만하면 다시 죽어가"…박미선이 싸우는 유방암, 생존율은? [메디로그16]

매년 3만명 이상 진단될 정도로 흔한 질병…2기 생존율 80~90%
환자 대부분 치료 후 첫 5년 동안 재발 위험 가장 높고 이후 감소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학진 장아름 기자 = 방송인 박미선이 유방암 투병기를 공개하며 치료 과정과 몸 상태 변화를 전했다.

박미선은 2024년 12월 유방암 진단을 받고 이듬해 1월 첫 항암 치료를 시작했다. 치료 전 가족들과 강릉 여행을 다녀오며 일상을 정리한 그는 항암 치료 첫날에는 케모포트 시술 부위를 공개하며 치료 방식도 설명했다.

박미선은 1차 항암 직후 극심한 부작용은 없었다고 했지만, 며칠간 피로와 저혈압 증상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후 6일 차에는 복통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고, 9일 차에는 일상 활동을 대부분 소화할 만큼 회복됐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살만하면 또 들어가서 죽어간다"고 말하며 반복되는 항암 일정의 고통을 전하기도 했다.

방송인 박미선이 사례처럼 실제 유방암은 초기에는 통증이 거의 없어 증상만으로는 발견이 어렵다. 손으로 만졌을 때 느껴지는 혹, 유방 모양 변화, 피부 함몰, 유두 분비물 변화 등이 대표적인 신호지만, 아무 변화 없이 진행되는 경우도 많다.

전문가들은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검사를 미루지 않는 것 자체가 가장 강력한 예방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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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연구팀 "표적치료제 호르몬제 개선으로 예후 좋아져"

국내 유방암은 매년 약 3만 명이 새롭게 진단될 정도로 흔한 암에 속한다. 서울대 의대와 암센터 자료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유방암 5년 생존율은 국제적으로도 높은 편이지만, 조기 발견의 경우에 국한된다. 1기 유방암의 생존율은 95% 이상으로 보고되며 림프절 전이가 없는 경우 수술과 보조 치료만으로도 경과가 비교적 안정적이다.

2기는 종양 크기가 커지거나 림프절 일부에서 전이가 확인되는 단계로, 수술·항암·호르몬 치료가 병행된다. 생존율은 80~90% 수준이다.

3기는 림프절 다발성 침범 또는 주변 조직 침투가 포함되는 단계로 항암치료 후 수술, 방사선, 표적 치료 등이 함께 적용된다. 서울대 연구팀은 "표적치료제와 호르몬제 개선으로 과거보다 예후가 확실히 좋아졌다"고 분석했다.

조직형에 따른 예후도 다르다.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연구에 따르면 호르몬 수용체 양성·HER2 음성형은 장기적으로 재발률이 낮은 편이며, 호르몬 요법을 꾸준히 유지할 경우 10년 재발률이 더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삼중음성유방암(TNBC)은 진단 후 3~5년 사이 재발 위험이 높아 초기 관리가 중요하다. HER2 양성형은 과거 예후가 좋지 않았으나 표적 약제 도입 후 생존율이 크게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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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절개창 활용해 흉터를 줄이는 로봇 수술 '활발'

국제 유방암 공동연구단(EBCTCG)은 유방암 환자가 대부분이 치료 후 첫 5년 동안 재발 위험이 가장 높고 이후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호르몬 수용체 양성형처럼 시간이 지나도 장기 재발이 나타날 수 있어 주기적인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

치료는 환자의 병기(1기~4기, 암의 진행 정도)·조직의 생김새·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 병기에서는 유방 일부만 절제하는 '유방 보존 수술'이 많이 시행되며, 보조 방사선 치료가 함께 진행된다.

반대로 발생 범위가 넓거나 다발성일 경우 유방전절제술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작은 절개창을 활용해 흉터를 줄이는 로봇 수술도 하나의 선택지가 되고 있다.

실생활 속 관리 역시 재발률과 연관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미국종양학회(ASCO) 그리고 서울대 암병원은 규칙적인 운동, 체중 관리, 금연·절주, 비타민 D 유지 등이 도움이 된다고 안내한다. 수술 환자의 경우 림프부종을 막기 위해 갑작스러운 팔 사용은 피하고 점진적으로 근력 운동을 늘리는 것이 권고된다.

유방암 투병중인 박미선. 출처=유튜브
지긋지긋해도 가장 중요한 건 '정기 검진'

예방 측면에서는 조기 검진이 가장 중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40세 이상 여성에게 2년마다 유방 촬영 검사를 제공한다. 가족력이나 BRCA 유전자 이상(유방암·난소암 위험을 높이는 돌연변이 유전자)이 의심되는 고위험군은 더 이른 나이에 검사를 시작한다.

현재 박미선의 병기나 구체적인 증상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검진 과정에서 비교적 초기 단계에서 진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마친 뒤 약물 치료를 이어가며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면 안 된다"며 "정기 검진이 아니었다면 발견이 더 늦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