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센병 환자 곁 지킨 간호사…소록도 유물, 문화유산 된다

분유통·거즈통 등 28종 68점…올해 지정 유산 중 최대 규모

거즈통 등 치료도구(보건복지부 제공)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한센병 환자 곁을 지킨 두 간호사의 흔적이 담긴 의료·간병 도구가 대한민국 최초의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됐다.

보건복지부는 국립소록도병원 내 한센병박물관이 소장한 '소록도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치료 및 간병 도구'가 예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고 1일 밝혔다. 복지부는 이날 오후 3시 국립고궁박물관(서울 종로구)에서 선정증서 수여식을 개최했다.

예비문화유산 제도는 국가유산청이 지난해 9월 도입했다. 제작된 지 50년이 지나지 않았더라도 향후 등록문화유산으로서 보존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는 근현대 문화유산을 사전에 선정해 훼손·멸실을 예방하고 미래 문화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에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유물은 오스트리아 출신 간호사 마리안느 슈타거와 마가렛 피사렉이 소록도에서 한센인을 간호하며 실제 사용했던 간병·치료 도구들이다. 분유통, 거즈통 등 총 28종 68점으로 구성됐으며, 올해 지정된 예비문화유산 가운데 단일 유물 규모로는 가장 크다.

해당 유물은 국립소록도병원 본관 1층 'M치료실'에 보존돼 있으며, 일반 방문객에게도 공개돼 관람이 가능하다. M치료실은 두 간호사의 이름 이니셜을 따 명명된 공간으로, 한센인에 대한 지속적인 간병과 치료가 이뤄졌던 장소다.

박종억 국립소록도병원장은 "이번 예비문화유산 선정을 계기로, 근현대 역사를 품은 소중한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