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학과 수의학의 만남…반려동물 암 치료, 새 지평 열린다

SD동물암연구소 개소 기념 심포지엄 개최

홍재우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조교수·캐니캐티케어 대표가 지난 22일 건국대 경영관에서 열린 SD동물암연구소 개소 기념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SD동물의료센터가 'SD동물암연구소' 개소를 기념해 개최한 심포지엄이 최신 암 치료 기술과 정밀의료 전략을 아우르며 주목을 받았다. 수의학과 인체의학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한 이번 행사는 학문적 교류를 넘어 실제 임상 적용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약 70명의 수의사가 참석해 성황을 이룬 이번 심포지엄은 고도화된 암 치료 지식이 활발히 공유되며 열띤 분위기 속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강연 내내 참석자들의 적극적인 질문과 토론이 이어져, 반려동물 암 치료에 대한 임상적 관심과 현장의 기대감을 실감케 했다.

심포지엄은 지난 22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경영관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수의학 강의를 넘어 인체의학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반려동물 종양 치료의 미래 방향성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수의종양학의 최신 흐름… "맞춤 치료의 시대"

첫 번째 세션에서는 송우진 제주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와 홍재우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조교수가 반려동물 종양 치료를 주제로 강연했다.

송우진 교수는 '수의사가 알아야 할 동물 종양내과의 모든 것'을 주제로 세포독성 항암제, 표적 항암제, 면역 항암제 등 항암제의 종류와 특징, 선택 시 고려 사항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송우진 제주대 수의과대학 교수가 SD동물암연구소 개소 기념 심포지엄에서 반려동물 종양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홍재우 교수는 의과대학 교수이자 반려동물 정밀의료 벤처기업 '캐니캐티케어' 대표다. 그는 "수의학과 인체의학 기술 격차는 5년에서 최대 20년까지 난다"고 지적하며 반려동물 종양 치료 분야에서 유전학적 진단과 맞춤형 치료 기술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홍 대표는 하버드대학교와 미국 국립암연구소에서의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반려동물에서의 종양 유전자 분석 및 임상 적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캐니캐티케어에서 개발 중인 정밀의료 플랫폼 '캐니캔서(CaniCancer)'를 소개하며 "종양 조직의 유전자 변이를 기반으로 24시간 이내 맞춤형 표적 항암제를 제안할 수 있는 신속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존 표적 항암제 전략은 돌연변이 검출이 어렵고, 배양 과정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며 "캐니캔서는 유전자 수준에서 돌연변이를 파악해 치료 방향을 설정하고, 합리적인 비용으로 빠른 진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전자 변이 확인은 현재 암이 있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 진단과 예방적 치료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캐니캔서 프리' 서비스는 혈액검사 기반의 조기 검진 시스템으로, 오는 8월부터 서비스 개시를 준비 중이다.

간종양 치료, 인터벤션 시술로 수의학 확대 가능성 조명
전창호 은평성모병원 교수는 경동맥화학색전술을 주제로 발표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두 번째 세션에서는 수의학과 인체의학에서 간종양을 중심으로 인터벤션 치료의 적용 가능성이 논의됐다.

전창호 은평성모병원 교수는 인체의학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경동맥화학색전술(TACE)'의 원리와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간암의 혈류 분포와 혈관 구조를 활용한 약물 전달 전략은 수의학에서도 중요한 치료 설계가 될 수 있다"며 "고혈관성 종양에서의 경동맥 접근은 수의종양학에서도 주목할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김규창 SD동물의료센터 서울점 원장이 동물 간종양 인터벤션의 시작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김규창 SD동물의료센터 서울점 대표원장은 '동물 간종양 인터벤션의 시작'을 주제로 외과적 관점에서 인터벤션 시술의 수의학적 활용 방안을 발표했다.

그는 "TACE와 같은 혈관 중재 시술은 개의 간세포암종(HCC) 치료에서도 보조적 혹은 대체적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수술이 제한되거나 반복 수술이 어려운 경우, 다발성 종양, 마취가 어려운 고령 동물의 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개의 massive type HCC는 비교적 예후가 좋은 편이지만, 최근에는 수술 후 재발률이 약 40%에 이른다는 연구도 있다"며, 새로운 치료 전략이 필요한 시점임을 시사했다.

산학협력 통한 정밀의료 확대… "서울 제1의 인터벤션 센터로"
홍재우 캐니캐티케어 대표와 이민수 SD동물의료센터 원장이 업무협약 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SD동물의료센터와 캐니캐티케어 간 업무협약식도 함께 진행됐다. 양사는 SD동물암연구소를 중심으로 △전문 지식 및 임상 경험 공유 △정기적인 교류 △공동 연구 프로젝트 추진 등 다양한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민수 SD동물의료센터 대표원장은 "SD동물암연구소를 통해 보다 안전하고, 수술이 어려운 동물에게 적용 가능한 치료법을 발전시켜 나가겠다"며 "특히 인터벤션 파트를 특화해 서울 제1의 반려동물 인터벤션 센터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SD동물암연구소 개소 기념 심포지엄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뉴스1 한송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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