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방기 부산 지하철역①] 열차 어떻게 들여올까?…부산진역에 '어둠의 통로'
-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창원에서 제조된 전동차, 화물차에 견인돼 부산진역 측선 선로로 반입
전용철도 있는 부산진역만 반입 가능…2~4호선 전동차는 트레일러 육송
[편집자주] 대한민국 제2도시 부산에서 도시철도(지하철)이 운행된 지도 37년이 지났다. 오랫동안 부산 시민들의 발이 되어준 부산 지하철은 오늘도 쉼 없이 움직인다. 바쁜 운행 속에서도 부산에는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는 특별한 지하철역이 많다. 뉴스1 부산·경남본부는 7월19일 부산 지하철 1호선 개통 37주년을 맞아 특이한 역 3곳을 살펴봤다.
노후된 지하철은 안전을 위해서라도 새것으로 바꿔야 한다. 부산 지하철도 개통 37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첨단 부품으로 만들어진 새 전동차로 속속 교체되고 있다.
그런데 이 기다란 지하철을 어떻게 지하에 넣어야 할까. 그 비밀은 도시철도 1호선 부산진역에 있다.
부산진역에 가면 늘어선 선로들 한쪽 구석에 자그마한 비밀 통로를 볼 수 있다. 봄이 되면 나무에 가려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이 통로를 거쳐야만 전동차가 선로로 들여올 수 있다.
1987년 부산진역이 개통된 이래로 1호선 전동차 412칸이 측선 통로를 통해 반입됐다. 보통 1호선 지하철 1대당(1편성) 8칸의 전동차가 필요한 점을 고려하면 약 51대의 지하철이 들어온 것이다.
우리나라의 전동차 대다수는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제조되고 있다고 한다. 창원에서 생산된 전동차는 철도망을 통해 전국 각지로 옮겨진다.
부산은 어떨까. 창원공장에서 탄생한 전동차는 하부 및 기능 검사를 마친 뒤 신창원역을 타고 진영역과 삼랑진역을 거쳐 부산진역에 도달한다. 이동 과정만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신창원역부터는 코레일 화물기관차가 신조 전동차를 이끌고 간다. 직류 방식인 전동차가 교류 방식인 코레일 철도를 탈 수 없을뿐더러 기관차의 힘을 빌려 더 빠르게 이송하기 위해서다.
부산진역에 도착한 전동차는 칸마다 하나씩 분리된다. 전용철도 입구의 선로가 짧아 2칸 이상이 한번에 진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분리된 전동차는 입환 견인차를 이용해 측선 선로를 통해 지하로 옮겨진다.
분리된 전동차는 지하에서 다시 결합된다. 기능 점검까지 마치면 전동차는 열차 운행을 하지 않는 새벽 시간대 노포차량기지로 이동한다.
곧바로 새 전동차를 운행할 수는 없다. 철도안전법에 따라 예비주행·시운전 시험에서 성능을 검증하고 철도안전 관리체계 변경 승인을 거친 후 6개월 뒤에야 달릴 수 있다.
부산의 많은 역 중에 왜 하필 부산진역일까.
도시철도와 일반철도의 선로는 다르다. 부산진역에는 지하철 건설 계획에 따라 도시철도와 일반철도를 이어주는 전용철도가 설치돼 선로를 통한 반입이 유일하게 가능하다.
부산진역을 통해 반입되는 전동차는 모두 1호선용이다. 부산 2~4호선의 경우 철도와 연결된 전용철도가 없어 육로를 통해 지하철역까지 운송된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2~4호선 전동차의 철도 이동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평소 출·퇴근이나 약속 장소에 가기 위해 이용하는 지하철은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잡은 만큼 친숙하게 느껴질 법하다.
하지만 비용을 들으면 입이 떡 벌어진다. 1호선 지하철 1대당 약 100억원의 어마어마한 비용이 든다고 한다.
향후 노선이 추가로 연장되거나 열차 혼잡도 등을 고려하면 전동차 교체는 필수적이다. 앞으로도 부산진역의 '어둠의 통로'는 부산시민의 발이 되어주는 도시철도 1호선의 '빛의 통로'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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