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퀴어축제, 인분투척 등 일부 방해에도 행진 탈없이 마무리
- (대구ㆍ경북=뉴스1) 배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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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유일의 성 소수자 축제인 대구퀴어문화축제의 핵심 행사인 '퀴어 퍼레이드'(거리행진) 행사가 기독교 및 보수단체와 큰 충돌 없이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5일 오후 2시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시작된 '제7회 대구퀴어문화축제'에는 600여명의 성 소수자와 시민사회단체 회원이 참석했으며, 오후 4시부터는 댄스 공연과 연주 등 무대 행사도 이어졌다.
인근 CGV 대구한일 앞에서는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등 기독교단체 회원 1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동성애 조장중단 촉구 교회연합예배 및 대구시민 대회'가 이어졌지만, 성 소수자들과의 충돌은 없었다.
오후 5시15분 시작된 퀴어 퍼레이드는 2시간여 동안 삼덕지구대~공평네거리~중앙네거리~중앙파출소 1.7㎞ 구간에서 이어졌다.
퍼레이드가 시작되자마자 한 보수단체의 회원 이모(61)씨가 미리 준비한 인분을 현수막에 투척했으나 퍼레이드 참가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축제를 즐겼다. 다만 경찰은 이씨를 집회 및 시위 방해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또 행진이 끝나갈 무렵에는 기독교단체 한 여성회원이 퍼레이드 선두 차량 앞 도로에 드러누웠다가 경찰관들의 제지로 끌려나가기도 했고, 또다른 회원들은 퀴어 퍼레이드 행렬을 따라다니면서 '동성애 반대' 등을 외치기도 했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동성애대책위원회 송수열 사무총장은 "성 소수자들을 무조건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동성애로 인한 폐해를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오늘 반대 집회를 마련했다"면서 "시민들도 양측의 행사를 모두 지켜봤기 때문에 무엇이 문제인지를 충분히 인식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에대해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 관계자는 "364일 차별과 혐오 속에 살아온 성 소수자들이 하루만큼이라도 자유롭게 성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행사인데, 일부 기독교 단체와 보수단체들이 물리력과 혐오적인 발언으로 행사를 방해해 씁쓸하다"면서 "미국에서는 동성결혼을 합헌으로 판결했는데, 우리도 이제 성 소수자에 대한 존중과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9년 시작해 올해로 7회째 맞는 대구퀴어축제는 19일까지 퀴어영화제와 퀴어연극제, 사진전, 성소수자 인권보호를 촉구하는 부스행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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