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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한상대 검찰총장 퇴임사

| 2012-12-03 06:46 송고
한상대 검찰총장. © News1 한재호 기자


사랑하는 검찰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검찰을 떠납니다.
지난 30년간 저의 인생을 바쳐왔고, 너무나 사랑했으며, 검찰인이라는 자부심만으로도 가슴 벅찼습니다.
돌이켜보면 작년 8월 11일 검찰총장에 취임한 이래 하루하루 힘든 상황을 겪어왔지만, 여러분이 든든히 받쳐준 덕분에 견디고 버텨올 수 있었습니다.
이 기회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검찰가족 여러분!
저는 검찰총장에 취임하면서 3대 전쟁을 선포하였습니다.
종북좌익세력과의 전쟁, 부정부패와의 전쟁, 그리고 우리 내부와의 전쟁입니다.
대검 공안부를 중심으로 전국 공안부가 일치단결한 결과, 종북좌익세력 척결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종북세력이 과거에 비해 크게 위축되고, 그 진영이 와해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전쟁에서 승기를 잡았으며, 조금만 더 진군하면 바로 통일로 가는 길을 열 것입니다.
부정부패와의 전쟁에서도 우리는 많은 성과를 보았습니다.
내로라하는 정권 실세들을 모두 구속하였습니다.
저축은행을 둘러싼 많은 비리와 부정축재를 척결하였습니다.
이 전쟁에서도 우리는 우월한 입장에서 승리를 향해 한 발 한 발 진군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가장 어려운 싸움은 내부의 적과의 전쟁, 바로 우리의 오만과의 전쟁이었습니다.
감찰을 강화하고, 국민의 시각에서 나름대로 많은 제도개혁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전쟁은 고뇌와 고난, 오해와 음해로 점철된 끊임없는 전투, 처절한 여정이었습니다.
환부를 도려내면 다시 돋아나고, 적을 물리치면 또다시 물밀 듯 다가왔습니다.
결국 저는 이 전쟁에서 졌습니다.
우리의 오만을 넘지 못하고 여러분의 이해와 도움을 얻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초일류 검찰을 위해서 반드시 이 전쟁에서 승리해야 합니다.
과도한 힘을 바탕으로 한 오만불손함을 버리고, 국민을 받드는 사랑과 겸손의 길을 택해야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수사관 여러분!
여러분은 미국 FBI 수사관과 같은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서로 합심하여 역량을 키우고, 조직을 정비하면 현 상태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가 주말회의를 통해 계획한 청사진대로 추진하고, 실행한다면 그 꿈은 이루어질 것입니다.
당당하면서도 유능한 수사관,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초일류 수사관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검찰가족 여러분!
저는 이제 여러분 곁을 떠납니다.
매일매일 출퇴근 길에 저를 맞아준 방호장 김석주 선생님, 건강을 염려하여 아침 등산을 권유하고 같이 동행해준 박태용 계장, 박성한 주임, 정성껏 점심을 차려준 CJ 은팀장, 박계현, 정재욱 대변인, 총장 스크립터 김유철 연구관, 정말 수고 많았고, 고맙습니다.
그밖에 저와 함께 한 모든 직원들의 밝은 모습과 웃음이 떠오릅니다.
저에게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
검찰가족 여러분!
저는 이제 무거운 공직의 옷을 벗고 자유롭고 여유로운 꿈의 항해를 떠납니다.
쓸쓸하지만 평온하고, 외롭지만 낭만이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우리 검찰이 어렵고 힘들다 하더라도 낙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일치단결하여 힘을 합친다면 위기는 극복될 것입니다.
저의 몸은 비록 떠나지만, 제 마음은 언제 어디서나 여러분을 성원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검찰가족 여러분,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항상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12년 12월 3일
검찰총장 한 상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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