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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도 사과는 '금사과'…평양 외엔 구경도 힘들다

2022년 생산량 80만톤, 남한보다 많아…"김정은 위대한 사랑"으로 부각
지방엔 배급 제대로 안돼…"30~40%는 썩어"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2024-04-02 14:21 송고 | 2024-04-02 15:58 최종수정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함경남도 북천군 룡전과수농장.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함경남도 북천군 룡전과수농장.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한국에선 사과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에서도 사과가 '금사과'인 것은 마찬가지로 보인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사과는 전년 동월보다 88.2% 올랐다. 국가·도시별 통계 비교 사이트 넘베오(NUMBEO)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사과 1㎏의 가격은 한국이 6.82달러(약 9124원)로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사과는 한국에서 배, 복숭아, 포도, 단감, 감귤과 함께 6대 과일로 꼽히는데 '금값'이 되면서 정부가 연일 가격을 낮추기 위한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북한에서도 사과는 전체 과일 생산량의 80%를 차지한다고 알려졌을 정도로 많이 생산되는 과일이다. 생산량도 남한보다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북한에선 2022년 80만 1533톤의 사과가 생산됐는데, 이는 같은 해 남한(56만 6041톤)보다 20만 톤 넘게 큰 규모다. 북한 인구(올해 기준 2624만 명)와 남한 인구(5175만 명)만 놓고 보면, 북한에서 사과는 한국보다 훨씬 더 '흔한' 과일이다.
북한은 매년 10월 사과 맛 평가를 위한 군중심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북한에서는 '데리샤스'(딜리셔스), '국광', '홍옥' 등 품종의 사과를 재배하는데, 국광, 홍옥은 한국에서도 많이 재배되는 품종이다.

북한에서 사과 등 과일 배급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등 최고지도자의 '인민 사랑'을 선전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해 8월 고산과수종합농장에서 수확한 첫물(햇) 사과를 원산시 어린이들과 학생소년들에게 공급한 소식을 전하며 "인민들에게 사철 신선한 과일을 풍족히 먹이시려고 마음 쓰시며 크나큰 노고와 심혈을 기울여 오신 절세위인들의 인민에 대한 숭고한 사랑"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북한에선 사과를 자유롭게 먹기 어렵다고 한다. 특히 평양이 아닌 지방의 주민들에게는 더 어려운 일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해 11월 보도에서 조현 굿파머스연구소 소장을 인용해 작년 한 해 동안 평양 주민들만 사과를 배급받았고, 이마저도 1년에 1번, 1인당 1~2개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는 남한 1인 평균 소비량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3 농림축산 주요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한국 사람의 1인당 사과 소비량은 11㎏이다. 한 사람당 중간 크기 사과(250~300g) 36~44개를 섭취했다는 의미다.

조 소장은 북한에서 사과가 귀한 이유로 저장 및 관리의 문제를 꼽았다. 그는 RFA에 "저장과 관리를 못 해서 썩히는 것이 30~40%나 된다"라며 "북한 장마당에서 '국내산 사과'를 찾기가 너무 힘들다"라고 말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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