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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폰 투약' 오재원, 치밀했던 증거인멸…"주사기 태우고 전신 제모"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2024-03-21 15:04 송고
(오재원 인스타그램 갈무리)
(오재원 인스타그램 갈무리)

전 야구선수 오재원(39)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가운데 자신의 투약 사실을 실토하는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21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오재원이 자신이 받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과 대리 처방 혐의에 대해 "일부 시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오재원은 지난 10일 오전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는 여성 A 씨의 신고로 경찰서에 임의동행한 뒤 간이시약 검사를 받았지만 음성 판정이 나와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찰은 오재원의 마약 투약 단서를 추가로 포착하고 지난 19일 오후 신병 확보를 위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오재원을 체포했다.

21일 디스패치 보도에 따르면 오재원은 그동안 필로폰 투약 흔적을 없애기 위해 헬스장·사우나·찜질방 등에서 많은 땀을 흘려 수분을 빼냈다. 또 모발 탈색과 전신 제모 루틴을 철저하게 지켜왔으며, 자신의 차 트렁크에 토치를 갖고 다니며 주사기와 피 묻은 화장솜을 태우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A 씨는 디스패치와의 인터뷰에서 오재원과 함께 필로폰을 맞은 건 13차례라고 자백했다. 약(필로폰)은 오재원이 구해왔다고 했다. 지속된 투약에 두려움이 커진 A 씨는 오재원에게 자수를 권했지만 오재원은 "자수를 하느니 죽는 게 낫다"며 날뛰었다. 심지어는 투약 증거가 있는 A 씨의 휴대전화를 망치로 깨부쉈다. 폭력까지 휘두르는 오재원이 무서웠던 A 씨는 "자수하지 않겠다"고 그를 달랬다.

오재원은 지인의 아파트 소화전에 필로폰과 주사기를 넣은 안경통을 숨겼다가 덜미를 잡혔다. 아파트 전체 소화 점검이 있던 날 소화전을 열어본 경비원이 안경통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지난 10일 오재원은 간이시약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고 풀려났지만 소화전에서 나온 주사기의 DNA와 오재원의 DNA가 일치하면서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긴급 체포 전날인 19일 오재원은 A 씨와의 통화에서 "그냥 (마약을) 혼자 했다고 하면 되지 물귀신이냐"며 A 씨를 원망했다. 그러면서 체모에서 증거가 나올 수 없다고 자신하며 "우리가 옛날처럼 (마약을) 주야장천 한 게 아니라 단 며칠, 그것도 조금씩 했으니까 안 나온다"고 단언했다. "형사 앞에서 거짓말이 쉽게 되는 줄 아냐"고 두려움을 호소하는 A 씨에게 오재원은 "서로 주거나 받거나 한 적 없다고 그냥 (의식을) 세뇌해"라고 거듭 강조했다.

오재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1일 오후 4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syk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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