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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연동형 비례제' 이번엔 캡 벗었다…계산법은 킬러문항

사표 방지·소수 정당 진출 효과…복잡한 셈법
위성정당 난립 우려…국힘 "병립형 설득할 것"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2024-02-05 17:39 송고 | 2024-02-05 17:40 최종수정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당론으로 입장을 정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사표를 없애고 양당 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비례대표 선거 제도다.

21대 국회에 도입 당시 '꼼수 위성정당' 난립을 허용해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실패한 제도로도 평가받는다.
준연동형을 이해하기 위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파악해야 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국회의원 의석수 총 300석을 정당 득표율에 따라 나누고, 지역구 의석수가 정당 득표율보다 적은 당에는 비례대표 숫자를 더해 모자란 의석을 100%까지 채워주는 제도다.

쉽게 말해 특정 당의 지역구 의석수가 정당 득표율보다 적으면 비례대표 의석수로 자동 보충해 준다는 의미다. 바로 직전인 21대 총선에서 처음 도입했다. 득표율에 따른 계산이 복잡하고 유권자 이해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연동형을 세부 조정한 것이 준연동형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모자란 의석의 100%가 아닌 50%까지만 비례대표 의석으로 채워준다. 이 비율마저도 지난 21대 총선에선 비례대표 47석 중 30석에만 '캡'을 씌웠다.
준연동형으로 나눠줄 수 있는 비례대표 의석수 최대치를 30석으로만 제한하고 전체 비례대표 47석 중 남은 17석은 또다시 정당 득표율에 따라 계산한 뒤 나눠 가지도록 한 것이다. 22대 총선부터는 캡을 벗기고 비례대표 47석에 모두 준연동형 제도를 적용한다.

예를 들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아래에서 A 정당이 지역구에서 10석을 확보하는 동시에 정당 득표율로 20%를 얻은 경우, A당의 비례대표 의석수는 25석이 된다. 국회의원 정수 300석 중 20%인 60석에서 지역구 의석(10석)을 뺀 50석을 50%로 나누어 계산한 결과다.

예외도 있다. 여러 비례대표 정당별 연동 의석수 합계가 총 비례대표 의석수 47석을 넘기는 계산이 나오는 경우다. 이때는 '특정 당 연동 의석수'를 '전체 정당별 연동 의석수 합계'로 나눈 비율을 '전체 비례대표 의석수 47명'에 곱한 결괏값으로 재배분한다.

반대로 여러 비례대표 정당별 연동 의석수 합계가 총 비례대표 의석수 47석을 넘기지 못할 경우 (47명-각 정당별 연동 의석수)에 각 비례대표 정당별 득표율을 곱한 값으로 의석수를 다시 배분한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가장 큰 문제는 위성정당이다. 지난 총선 당시 여야는 비례대표 의석을 군소 정당에 빼앗길 것을 우려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고 위성정당을 만들어 의원들을 입당시켰다.

당시 비례대표 투표지에서 기호 1번과 2번은 사라지고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낸 35개 소수 정당들 속에 섞여 함께 투표를 받았다. 결과는 양당의 위성정당이 비례대표 의석 47석 중 총 36석을 가져가며 거대 정당 독주 체제 굳히기로 끝났다.

국민의힘은 당초 당론으로 정한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전체 국회의원 의석수 300석 중 지역구 253석과 비례대표 47석을 각각 별도의 투표로 뽑는 제도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뽑는 선출 방식이 1인에 의해 결정되고 이렇게 결정된 선거제는 본회의에서 거대의석의 독주로 강행 처리될 것"이라며 "앞으로 두 달여 남은 총선 기간은 극도의 혼란에 빠질 것이 뻔해졌다"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여야 협상의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국민 누구나 이해하고 명확한 민의 반영이 될 수 있는 병립형에 대해 끝까지 설득하고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이날 "준연동제의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비례정당을 준비하겠다. 결국 준(準)위성정당을 창당하게 된 점을 사과드린다"며 "같이 칼을 들 수는 없지만 방패라도 들어야 하는 불가피함을 조금이나마 이해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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