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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극단 선택’ 군산 초등학교장 “갈등 결코 없었다…너무 안타까워”

학교장 “평소 서로 충분히 소통…터놓고 이야기하는 사이”
동료교사 “업무 분담 충분히 상의해서 배분, 본인 흔쾌히 수락”

(전북=뉴스1) 임충식 기자 | 2023-09-06 13:38 송고 | 2023-09-06 23:21 최종수정
전북 군산시 동백대교에서 투신해 숨진 교사의 장례식장에 놓여진 화환/뉴스1
전북 군산시 동백대교에서 투신해 숨진 교사의 장례식장에 놓여진 화환/뉴스1

“저와는 원만한 사이었다. 갈등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이해가 안 된다.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 저도 궁금하다.”

전북 군산시 동백대교에서 투신해 숨진 교사가 근무하던 초등학교 학교장 A씨가 '고인과 갈등이 있었냐'는 질문에 한 말이다.
A교장은 6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숨진 교사와는 평소 소통하는 사이었다. 어려움도 서로 터놓고 이야기 했다. 도대체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 저도 알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A교장은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와 갈등이 있었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의혹은 해당 교사가 동기들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을 통해 제기됐다.

그는 “제가 업무적으로 ‘아닌 것은 아니다’고 말하는 성격이다. 받아들이는 것에 불편함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는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감정적인 대립은 결코 없었다. 또 저하고 만나 이야기 할 때 그런 내색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단언했다.
결재를 자주 반려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업무에 대해서는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의견을 조율했다. 강제적으로 결재를 반려한 적도 없다”고 설명했다. 

A교장은 “숨진 교사는 업무에 있어서 책임감이 강하고 긍정적인 교사였다. 아픈 제 허리를 걱정해주고, 차 안에 떨어진 블랙박스도 챙겨 줄 만큼 세심하기도 했다”면서 “사전에 어려움을 알았다면 적극 도와줬을 텐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현장에서 제발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해달라고 빌었다. 하지만 결국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며 “너무 가슴이 아프다. 저를 비롯한 교직원은 물론이고, 학생들도 큰 충격을 받았다. 심적으로 너무 힘든 상황이다”고 말했다.

숨진 군산 초등교사가 동기들과 주고 받았던 문자메시지 내용(독자 제공)/뉴스1
숨진 군산 초등교사가 동기들과 주고 받았던 문자메시지 내용(독자 제공)/뉴스1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동료 교사들은 “사전에 충분한 논의를 거쳐 업무분담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동료 교사는 “전 교무부장과 함께 만나서 업무 이야기를 했다. 이 자리에서 충분한 이야기를 나눴고, 모두 합의를 통해 업무분담이 이뤄졌다”면서 “부장교사를 맡긴 것도 본인이 흔쾌히 수락했기 때문이다. 부장 점수가 필요하다는 점도 감안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또 “부장 뿐만 아니라 6학년 담임. 복식학급은 승진 및 전보 가산점과 관련이 있어 선배교사들의 배려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숨진 교사는 업무를 추진하면서 한 번도 불평불만을 제기한 경우가 없었다. 오히려 고마워하는 일이 많았다”면서 “업무에 있어 꼼꼼하고 책임감이 강했던 분이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교사 B씨는 지난 1일 오전 10시23분께 군산시 금동 동백대교 인근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종이로 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B씨 승용차에서 발견된 휴대전화 배경 화면에 자신을 자책하며 가족에게 작별인사를 전하는 글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교사 B씨의 동기들은 평소 고인이 과중한 업무에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실제 B씨는 방과후 학교나 돌봄, 생활, 진학지도, 현장체험학습 등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에도 업무포털에 접속해 일을 해야 했을 정도였다는 게 동기들의 설명이었다. 고인이 동기들과 주고 받았던 문자 메시지에도 “나도 이제 나름 10년 째 교사 생활을 하는데 이렇게 학교생활 힘들게 하긴 처음이네 진짜”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교장과의 갈등 의혹도 제기됐다. 대학 동기인 C씨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B교사를 진짜 힘들게 했던 것은 해당 학교장과의 갈등이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C씨는 “그 친구는 10년 동안 교사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교감, 교장을 만났다. 가끔 힘들게 하는 분을 만났지만 그 때마다 잘 이겨냈다”면서 “하지만 이 학교에서는 유독 힘들어했다”고 설명했다.

또 “결재서류를 올릴 때 '교장이 어떻게 해도 반려할 것이다'라는 말을 자주했다. 또 교장의 개인적인 민원도 처리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평소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친구가 어려움을 호소할 정도면 정말 힘든 상황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즉시 전북교육청은 진상파악에 나섰다. 이미 교사 등을 상태로 한 조사를 마친 상태다. 대학 동기 등 주변인들에 의해 제기된 과도한 업무량과 교장과의 갈등 부분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특별한 문제점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B교사 사건에 대한 진상파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는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근 참고인 조사를 받은 B교사 동료들도 군산해경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해경 관계자는 "참고인 조사에서 특이사항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94ch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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