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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화 단순해" '첫 내한' 아리 에스터 직접 밝힌 '보 이즈 어프레이드'(종합)

아리 에스터 '보 이즈 어프레이드' 시사회 및 간담회 [N현장]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2023-06-27 18:26 송고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 포스터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 포스터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아리 에스터 감독이 자신의 세 번째 연출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를 선보이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연신 드러냈다.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 언론시사회 및 간담회가 열려 아리 에스터 감독이 참석했다.
에스터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 내한했다. 앞서 '유전' '미드소마'로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을 형성한 아리 에스터 감독은 한국에 온 소감에 대해 "한국은 처음 방문이고 이틀 전에 도착했다"며 "본격적으로 둘러보진 못했지만 엄청난 한국 영화 팬이라 당연히 한국에 오고 싶었다"고 인사했다.
아리 에스터 감독이 2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보 이즈 어프레이드' 시사회와 간담회에 참석했다. © 뉴스1 고승아 기자
아리 에스터 감독이 27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보 이즈 어프레이드' 시사회와 간담회에 참석했다. © 뉴스1 고승아 기자
이번에 선보이는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엄마를 만나러 가야 하는 '보'의 기억과 환상, 현실이 뒤섞인 공포를 경험하게 되는 기이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에스터 감독은 이번 영화에 대해 "세 편의 제 영화('유전' '미드소마' '보 이즈 어프레이드') 모두 죽음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있다"라며 "제 영화를 통해서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하고 어떻게 다루는지 항상 이야기 해보려고 했다, 왜 끌리는지 모르겠지만 이러한 주제에 대해 계속 다루고 있다는 점도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에스터 감독만이 다루는 공포에 대해선 "관객들한테 긴장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방식은 그렇게 어렵지 않은 것 같다"라며 "제가 굉장히 많은 것들을 무서워하고 그런 걸 다 집어넣으면 그걸(공포를) 느끼시는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특히 '이번 영화가 다소 어렵다'는 반응에 대해서 "제 영화가 어렵다, 혼란스럽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전 이해가 잘 안 가더라"며 "제 입장에서는 단순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번 영화 같은 경우엔 제대로 살아보지 못한 삶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다"며 "유머도 있고 긴장과 불안감도 느꼈으면 좋겠고, 죄책감도 이 영화의 한 축인 것 같고, 살아보지 못한 인생을 살아보는 것이 이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 호아킨 피닉스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 호아킨 피닉스
'보 이즈 어프레이드'에서는 호아킨 피닉스가 불안과 편집증에 시달리면서 엄마에게 순종적인 아들 '보'를 맡아 열연을 펼쳤다.

에스터 감독은 "호아킨 피닉스와는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굉장히 많은 얘기를 나눴고 영화의 같은 비전을 공유하고 있었다는 걸 알아서, 작업하는 건 굉장히 재밌었다"라며 "경계했던 건 우리끼리 이 대본과 각각의 장면에 대해서 너무 많은 이야기를 했기때문에 오히려 촬영할 때 놓치는 게 생기지 않을까, 주의하려고 했는데 걱정할 필요가 없었던 게 호아킨 배우는 생생하고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하려는 배우였다"고 칭찬했다. 이어 "배우가 열정적으로 생생하게 연기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감독으로서도 잘 살리기 위해 노력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대사를 위한 대사로 다가가지 않도록 진정성 있는 걸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앞서 여러 차례 '한국 영화의 엄청난 팬'이라고 밝힌 에스터 감독은 김기영 감독부터 이창동, 봉준호, 박찬욱, 홍상수, 장준환, 나홍진 등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영화의 강점에 대해 "감독님들마다 다를 것 같은데 최근 30년 기간 나온 작품을 본다면 한국영화만의 특별함이 있는 것 같다.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게 많고 모험적이고 실험적인 것도 많다"라며 "봉준호, 박찬욱, 나홍진 감독님 작품을 보면 장르의 해체를 과감하게 하는 것 같고 영화의 형태나 구조에 있어서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자재로 본인의 입맛에 바꾸면서 가지고 노는 게 인상적이다, 그리고 영화적인 언어도 세련됐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창동 감독님 영화는 문학적이더라, 소설과 같다는 생각이 들고, 인물과 구조를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 아주 깊이가 크게 느껴진지고 '시' '밀양' '버닝' '박하사탕' '오아시스' 다 미묘하고 복잡하면서도 깊이가 있어서 그런 점에 매료됐다"라며 "이 이야기는 밤새도록 계속할 수 있다, 그리고 유머도 빼놓을 수 없는 것 같다"며 팬심을 드러냈다.

''보 이즈 어프레이드'에선 한국영화로부터 영감을 받은 게 있냐'는 질문에 "이전에 '미드소마' 인터뷰를 하다가 '지구를 지켜라'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이라 기사가 나온 것으로 기억하는데 조금 와전된 부분이 있다, 일반적으로 한국영화 '지구를 지켜라'에서 영감을 받는다고 했는데 특정 영화가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모험적이고 실험적인 자유로운 한국 영화 감독님들의 작품으로부터 전체적으로 영감을 받은 건 사실"이라며 "특히나 어떤 장르나 전형의 규칙들을 따르지 않아도 되는, 내가 과감하게 해도 된다는 것에 있어서 특별한 영감을 받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 아리 에스터 감독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 아리 에스터 감독
끝으로 에스터 감독은 개봉을 앞둔 것에 대해 "시원섭섭한 것 같다"라며 "공허함도 느끼고, 보의 세상에 애착이 많고 보의 세계관이 잘 이해가 되기 때문에 외부로 떠나보내야 한다는 점에서 시원섭섭함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 모습이 반영된 것들이 좋아서 이런 비슷한 작업을 한 번 더 해도 되지 않을까 싶고 동시에 저를 잘 보여주는 영화를 끝까지 잘 만들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감사하다"라며 "가장 아끼는 작품이기도 해서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보호를 잘 해줘야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에스터 감독은 "이 영화의 본질적인 장르는 코미디이기 때문에 극장에서 상영하길 바랐고, 극장에 상영하기 위해 특히 음향엔 수개월을 썼을 정도로 많은 노력을 했고, 그렇기 떄문에 집에서 TV로 볼 때와 완전히 다를 것이다"라며 "보의 세상에 몰입하고 빠져서 둘러싸이는 경험을 선사해 드리려고 애를 쓴 부분이 있어서 그런 걸 최대치로 경험하기 위해 극장에 오셔서 봐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오는 7월5일 개봉한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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