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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천일염 '오픈런'까지…마트에 '소금 대란' 무슨 일?

사재기 현상에 소금 매대 텅텅…구매수량 제한도
전국적 현상에 공급도 불안…"공급 끊길까 전전긍긍"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2023-06-15 05:30 송고 | 2023-06-15 08:56 최종수정
지난 14일 오후 제주시내 한 마트에서 도민이 텅 빈 소금 매대를 바라보고 있다. 2023.6.14/뉴스1
지난 14일 오후 제주시내 한 마트에서 도민이 텅 빈 소금 매대를 바라보고 있다. 2023.6.14/뉴스1

"20㎏짜리 포대까지 줄 서서 사가죠. 들어오자마자 동난다고 보면 됩니다."

지난 14일 오후 찾은 제주 시내 한 마트 소금 매대는 텅텅 비어 있었다. 소포장된 일부 소금과 통에 담긴 간편 제품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모조리 품절 상태였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20여개 소금 중 동난 제품만 13개에 달했다.

텅 빈 소금 매대 앞에 선 도민들은 몇 개 남지 않은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다 남은 제품을 들고 떠났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제주에서도 눈에 띄는 소금 사재기 현상이 시작되고 있다.

한 식자재 매장에서는 아침마다 천일염 '오픈런'까지 벌어진다. 오전 9시에 20㎏ 스무 포대가 매장에 풀리기 전부터 소비자들이 줄을 서 뒤순서를 끊어야 할 정도다.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최근에는 '1인 1개'로 구매 수량 제한까지 걸렸다.
매장 관계자는 "20㎏ 천일염은 평소엔 쌓아두고 팔았는데 지금은 내놓자마자 식당업주뿐 아니라 일반 도민들까지 줄 서서 사간다"며 "선착순에 늦어 못 사가는 고객은 아쉬운 대로 일반 소포장 소금을 구매해 간다"고 말했다.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2주간 시운전에 돌입하는 등 방류가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온 며칠 사이 벌어진 일이다.

지난 14일 제주시내 한 마트 소금 진열대가 비어 있는 모습. 2023.6.14/뉴스1
지난 14일 제주시내 한 마트 소금 진열대가 비어 있는 모습. 2023.6.14/뉴스1

소금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지만, 설상가상으로 공급조차 원활하지 않아 마트 측은 소금 공급이 끊길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 마트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천일염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물량이 부족한지 발주 수량만큼 공급되지 않고 있다"며 "대기업 소포장 상품들까지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품절 사태가 최근 계속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음주에는 신안에서 소금을 납품받기로 했는데 그쪽 상황도 좋지 않은지 물량이 제대로 들어오기 힘들 수 있다"며 "이전까진 발주하면 하는 대로 들어왔던 소금 공급이 끊겨버릴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제주는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게 되는 곳인 만큼 도민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도민 김모씨(56)는 "원전 오염수가 방류된 후 만들어진 소금을 먹기 찝찝해서 김장 때 쓸 소금을 미리 사두려고 한다"며 "마트에서 소금이 품절되고 있다는 소식이 돌아서 여러 군데를 돌아봐야 하나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조모씨(26)는 "방류가 임박했다는 얘기가 나오던데 소금뿐만 아니라 각종 수산물도 불안해서 먹기 어려울 것 같다"고 걱정했다.


oho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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