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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문구점 난장판 만들고 훔친 아이들…30만원 요구에 아이아빠 "법대로 해"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2023-06-13 10:28 송고 | 2023-06-13 10:29 최종수정
('아프니까 사장이다' 갈무리)
('아프니까 사장이다' 갈무리)

어린 형제가 무인문구점 내 포켓몬 카드 등 수백 장의 포장을 뜯어 난장판 만든 사건이 발생했다. 가게 주인이 합의금 명목으로 30만원을 요구했으나, 아이 부모 측은 "법대로 하자"고 맞서고 있다.

무인문구점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12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7살 부모가 합의 거절해서 경찰 출동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후 6시쯤 매장 CCTV에서 미취학 아동 혹은 초등학교 1학년 정도 돼 보이는 남자아이 두 명이 매장 뒤편에서 장난감 딱지를 뜯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A씨가 홈캠을 통해서 하지 말라고 제재하자, 아이들은 시큰둥하게 반응하며 매장 바구니에 물건 일부를 담고 나갔다고 한다.

이후 A씨가 간 매장에는 곳곳에 포장이 뜯긴 포켓몬 카드와 딱지가 널브러져 있었다. 그는 "포켓몬 카드 수십 장에 딱지 수백개, 고가의 카드 세트까지 해서 대충 확인한 것만 20만원이 넘었다"고 주장했다.

A씨가 CCTV를 다시 확인한 결과, 남자아이들은 전날에도 매장에 여러 차례 방문해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이었다. A씨는 "나이도 어린것 같은데 한 번 매장에 오면 30분씩 저러고 있고, 저녁 시간인데도 보호자는 없어서 안쓰럽고 착잡했다"고 말했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갈무리)
('아프니까 사장이다' 갈무리)

얼마 뒤 A씨는 아이들 아버지의 연락을 받고 매장에서 만났다. 형제 중 첫째인 7살 아들과 함께 온 아버지는 "도의적으로 물건값을 결제하러 왔다. 아들이 포켓몬 카드 8장과 딱지 몇 개를 갖고 갔으니 결제하겠다"고 했다. 이에 A씨가 형제의 만행을 찍은 사진을 보여주자, 아버지의 표정은 굳어졌다.

A씨는 "대충 확인한 물건만 20만원정도 된다. 매장에 '도난 시 50배'라고 붙여놨지만, 이렇게 큰 피해를 본 적이 없어서 당황스럽다"면서도 "감사하게 직접 매장에 오셨으니 피해 보상과 물건값을 더해 합의금으로 30만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합의 금액을 수긍할 수 없다며 "법적으로 하자. 배상 판결이 나오면 주겠다"고 했다. 결국 A씨가 경찰을 부르자, CCTV도 확인하지 않았던 아버지는 "점주가 멀쩡한 물건도 (배상에) 포함했다"면서 둘째가 집에 혼자 있다는 이유를 대고 매장을 빠져나갔다.

A씨는 "(아버지가) 첫째에게 '죄송하다고 해'라고 인사시킨 뒤 갔다. 본인도 꾸벅했으니 사과는 받은 것"이라면서 되레 자신이 죄인 같다며 씁쓸해했다.

끝으로 그는 "경찰이 7살이라 사건 접수가 안 된다더라. 민사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뿐이라고 한다"며 "도난·파손 당사자 부모는 저렇게 가버리면 끝인 거냐. 일부 부모들 만날 때마다 인류애가 없어진다"고 토로했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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