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실화탐사대' 갈무리) |
10대 미성년자가 어린 중학생들의 몸에 강제로 불법 문신을 새기고 돈을 갈취, 폭행까지 한 사실이 드러났다.
1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괴롭힘을 일삼던 16세 소년이 어린 학생의 몸에 강제로 문신을 새긴 충격적인 사건이 다뤄졌다.가해자 A군은 지난해 10월 1살 후배인 B군(당시 중학교 1학년)의 허벅지 안쪽에 20㎝ 크기의 잉어 문신을 새겼다. 동네에서 악명 높은 형으로 불리는 그는 아이들을 단체 채팅방에 초대해 괴롭힘을 일삼았다. 그는 비슷한 시기 C군의 팔과 가슴에도 도깨비 문신을 새겼다.
B군은 "돈이 없다니까 갑자기 '너 나 누군지 알지?' 이러면서 자기한테 SNS 친구 추가를 걸라고 했다. 걸었더니 계속 연락이 왔다. '얼마 있냐. 어디냐'고 묻는다. 만약 '놀고 있다'고 하면 불러서 돈 구하라고 잡아두거나 담배 사 오라고 심부름시키고 다 하기 싫은데 거부를 못 한다. 거부하면 맞으니까"라고 털어놨다.
그는 "어디를 어떻게 때렸나"는 제작진의 질문에 "뺨도 때리고 그 형이 옛날에 태권도 선수였는데 발로도 차고 진짜 심하면 유도 기술해서 넘어뜨린 다음에 뺨 때리고 때릴 수 있는 데는 다 때린다"고 했다.A군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심의를 통해 졸업 때까지 피해 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 행위의 금지 처분을 받았다. 그런데도 괴롭힘은 지속됐다.
(MBC '실화탐사대' 갈무리) |
C군은 "만나면 일단 몸을 검사했다. 1학년 때는 '돈 있냐' 했는데 없다고 하면 나오면 맞는 거라고 하면서 다 뒤지고 그랬다. 그래서 신발에도 숨겨두고 그랬다"고 밝혔다. 또 "에어팟이랑 가방이랑 옷을 자기 춥다고 가져가거나 자기 하루만 쓴다고 가져간다거나 그렇게 하고 안 줬다"고 털어놨다.
A군은 이들에게 "빨리 2시까지 구해서 보내" "엄마한테 받든 어떻게든 3시까지 보내" 등 끊임없이 돈을 요구했다. 전문가는 가해 학생의 갈취 방법에 주목했다.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버튼(단추) 누르면 돈 나오는 기계처럼 생각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조직 폭력배나 어떤 채권자보다도 더 지독하다. 중세 시대 왕과 노예 같은 관계가 지속돼 왔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군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절대로 강압적으로 문신을 한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돈 빼앗은 건 맞고, 제가 걔네들한테 무서운 형인 것도 맞다. 인정할 건 인정하는데 걔네를 때리거나 몸에 손을 댄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문신 또한 해달라고 해서 해준 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B군은 "계속 (문신을) 안 한다고 했는데 문신 사진을 보내면서 '이렇게 하라. 이렇게 하라' 그 메시지만 (보면) 다 착한데 만나면 또 협박하고 그러니까. (협박에 못 이겨) '그렇게 한다'고 말한 거다"고 털어놨다.
김태경 서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네가 원한다고 말하게 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의 대화 내용을 보면 대부분은 다 형이 아이들한테 요구하는 패턴"이라며 "굉장히 교활한 수법"이라고 꼬집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