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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습격한 '동양하루살이'…민원 폭주에도 뾰족한 대책 없어

한강유역 떼 지어 출몰…서울시·자치구 방역 강화 나서
"해충 아니고 상수도보호구역이라 적극적 방역 어려워"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정연주 기자 | 2023-05-24 05:00 송고 | 2023-05-24 08:40 최종수정
 잠실야구장 하늘을 뒤덮은 동양하루살이 떼.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서울시가 때 이르게 출몰한 대형 하루살이 '동양하루살이' 습격을 받고 있다. 최근 한강 지역 자치구를 중심으로 동양하루살이가 떼를 지어 출몰하며 시민들의 불편함이 가중되자 서울시는 관련 자치구와 함께 공동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24일 서울시는 전날 송파구, 광진구, 성동구 등과 동양하루살이떼에 공동 대응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는 최근 한강 인근에 위치한 송파구, 광진구 등 일대에 동양하루살이가 집단으로 출몰하며 민원이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양하루살이는 보통 성충이 되는 5월 중하순부터 활동을 시작한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보다 기온이 높아지면서 출몰 시기가 앞당겨졌다. 감염병을 옮기는 위생해충은 아니지만 밝은 빛을 보고 한번에 떼를 지어 몰려와 혐오감을 일으키고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준다.

동양하루살이 떼는 최근 잠실야구장마저 덥쳤다. 18일 송파구 잠실경기장에 동양하루살이 떼가 출몰하며 KT 위즈와 LG 트윈스 야구 경기를 관람하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다음날 열린 한화 이글스와 LG 경기 때에는 동양하루살이가 구장 하늘을 뒤덮을 정도로 몰려 들었고, 일부 관중들은 이를 피해 대피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A씨는 "해가 지면 동양하루살이 떼가 가게 안 조명을 보고 문을 열 때마다 수십마리씩 달려든다"며 "밖에서 보니 가게 전면은 물론 간판 등에 수백마리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 정말 기겁하는 줄 알았다. 해충은 아니라지만 어떤 식으로든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동양하루살이로 피해가 극심한 한강 인근 지역 자치구들은 각자 대응책 마련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광진구는 '위생해충 살충기'를 벌레 발생이 쉬운 주택가와 공원, 한강변을 중심으로 44대 추가 운영하기로 했다. 현재 유동 인구가 많은 동서울터미널과 전통시장 등 66곳에 설치된 것에 이어 설치 대수를 늘려 촘촘한 방역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서울 성동구도 이달부터 9월까지 한강 산책로 등에 해충퇴치기 353대를 가동하고 한강 접경 지역 풀숲 등에 방역 소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송파구는 전날 구 전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동양하루살이에 대한 설명문과 대처 요령이 담긴 안내문을 배포했다. 

다만 동양하루살이가 인간에게 해로운 해충이 아니고, 무엇보다 주요 서식지인 한강 유역이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점에서 적극적인 방역에 어려움이 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환경이 깨끗해짐에 따라 동양하루살이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도 있는 만큼 방역하기가 쉽지 않다"며 "상수원 보호 차원에서도 공생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체를 없애기보다는 확산 범위를 한정하는 것에 방점을 찍겠다는 것"이라며 "이에 따라 관련 민원이 접수되면 대처하되 제한적인 방역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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