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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태권도 정신으로 전쟁 버텨"…우크라 영웅 된 '고려인 4세' 비탈리 킴

(서울=뉴스1) 조윤형 기자 | 2023-05-17 06:00 송고

우크라이나의 평범한 기업인이자 정치인이었던 고려인 출신 비탈리 올렉산드로비치 킴. 제2의 젤렌스키로 불리는 그는 ‘우크라이나 항전’의 상징이 됐다.

1981년 3월 13일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에서 태어난 비탈리 킴은 고려인 4세이자 한국계 우크라이나인이다. 그는 국립 마카로프 제독 조선대학교에서 경영·경제학 학위를 취득했으며 영어·불어·한국어 등 4개 국어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국민의종 대선후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의 대선 캠프에서 미콜라이우(州) 지역선거 본부장을 지냈고, 이후 2020년 11월 미콜라이우 주지사로 임명됐다.

‘미콜라이우 주지사’ 킴은 전쟁 초기부터 최근까지 SNS를 통해 전황을 전달하며 주민들의 단결을 도모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비슷한 국방색 티셔츠 차림으로 등장한 그는 불안에 떠는 미콜라이우 주민들을 다독일 뿐만 아니라 조국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또 킴은 “국장(나라를 상징하는 공식 표장)에 닭이 있는 국가가 삼지창이 있는 국가를 이길 수 없다”며 푸틴을 겨냥한 촌철살인 유머를 날리기도 했다. 다만 그는 “이 이야기를 재미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군이 강하게 느끼도록 의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여기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 중요했다”며 “적이 그렇게 무섭지 않다는 걸 전했다”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인 미콜라이우는 옛 소련 조선 산업의 중심지로, 헤르손과 오데사 사이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곡물 수출 허브인 오데사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땅인 만큼 러시아는 이곳에 병력을 다수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그의 부드러운 미소는 ‘러시아 미사일이 우리를 다치게 할 수는 있겠으나, 우크라이나의 정신을 꺾을 수 없다’는 조용한 자신감을 풍긴다”라며 킴을 집중 조명했다.

NYT에 따르면 킴의 아버지는 태권도 사범 자격증을 소지한 옛 소련 청소년 올림픽 농구 선수 출신이다. 킴은 자신의 아버지에 관해 “민주적으로 엄격했다”며 “태권도 수련으로 강인한 정신을 기르도록 가르쳤다”라고 회상했다.

이에 NYT는 고려인 후손인 킴이 태권도 정신으로 무장해 미콜라이우를 재집결시켰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킴은 전시 상황에서 침착할 수 있었던 이유에 관해 아버지로부터 배운 ‘태권도 정신’을 꼽았다.

킴은 해당 인터뷰에서 “우리가 이길 때까지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며 “우리가 승리한다면 푸틴 체제는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승리’의 정의가 무엇인지 묻는 말에 “러시아를 2022년 2월 24일의 국경으로 되돌려 놓고 우리의 모든 영토와 국민을 되찾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와 관련 NYT는 “킴의 결정과 자신감은 우크라이나군이 흑해 연안 전체를 점령하려는 러시아의 열망을 좌절시키는 데 일조했다”며 “미콜라이우는 하르키우처럼 우크라이나 항전의 상징이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킴은 우크라이나 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 이어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육군 총사령관만큼 인지도가 높은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신망이 두터운 그를 주목하며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하기도 했다.
 
 



yoonz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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