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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생일날 에버랜드 갔다 화재 목격해 불끈 슈퍼 소방관

화재 진압 위해 입은 희색 티셔츠에는 검은 얼룩
조찬동 소방관 "기다려준 아내와 아들에게 고맙다"

(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2023-05-13 11:07 송고 | 2023-05-13 12:17 최종수정
화재가 발생한 에버랜드 매직트리(왼쪽)와 조찬동 소방관이 화재 진압당시 입은 흰색 티셔츠 / 뉴스1 
화재가 발생한 에버랜드 매직트리(왼쪽)와 조찬동 소방관이 화재 진압당시 입은 흰색 티셔츠 / 뉴스1 

"저도 소방관 입니다. 돕겠습니다."

12일 4살된 아들의 생일을 맞아 가족과 경기 용인 에버랜드를 방문한 조찬동(38· 인천 송도소방서)소방사는 팬더 월드 입장을 앞두고 아내의 '저 멀리 광장쪽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조 소방사는 검은 연기가 피어 오르는 것을 보고 큰 화재가 발생했다는 걸 직감했다.

조 소방사의 아내는 "검은 연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여기서 기다릴테니 다녀오라"고 남편에게 말했다.  

조 소방사는 검은 연기와 화염이 피어오르는 매직트리쪽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현장에는 에버랜드 자체소방대가 화재를 진압하고 있었다.  

"저도 소방관 입니다. 돕겠습니다."  조 소방사는 애버랜드 소방관계자에게 자신의 신분을 밝힌 뒤 소방대가 끌어온 옥외소화전 수관을 잡고 조형물을 향해 물을 뿌렸다.
소방대와 조 소방사의 노력으로 12일 오전 11시 10분쯤 시작된 불길은 25분여 만인 오전 11시 35분쯤 완진됐다.  

조 소방사는 당시 흰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화재를 진압하느랴 티셔츠 곳곳에 검은 얼룩이 생겼다. 에버랜드 측에선 조 소방사에게 티셔츠를 주겠다고 했으나 조 소방사는 '여분 옷을 챙겨 왔다'며 사양했다.  

조찬동 소방사 / 뉴스1

조 소방사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불을 끄는 동안 아내가 걱정했을텐데, 기다려줘서 고마웠다"며 "무사히 돌아온 것을 보고 안도하는 아내와 아들을 보고 가족의 중요함을 다시 한번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검은색 티셔츠를 하나 더 챙겨와서 옷을 갈아입었다"며 "남은 시간은 아들 생일날 애버랜드에서 뜻깊게 보냈다"고 말했다.  

조 소방사는 끝으로 "소방관이면 누구나 저와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라며 "큰 피해 없이 불이 꺼져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gut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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