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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포커스]나토의 '피벗 투 아시아'…中 위협 확대 속 아·태 협력 강화

나토, 日 나토 연락사무소 개설 공식화…중·러 위협 대응 차원
나토, 中 위협 규정…지난해부터 정상회의에 韓 포함 아태 4개국 초청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2023-05-13 06:02 송고 | 2023-05-25 17:12 최종수정
에스토니아에서 휘날리고 있는 나토 깃발. 2023.04.3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에스토니아에서 휘날리고 있는 나토 깃발. 2023.04.30.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영향력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나토판 '피벗 투 아시아'(Pivot to Asia)다. 

'피벗 투 아시아'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국 외교·군사정책의 중심축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옮긴 것을 의미하는데, 나토는 역내 중국의 세계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세력을 아시아로 확장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뉴스위크 등 외신을 종합하면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최근 일본 나토 연락사무소 개설을 공식화했다. 나토가 일본에 사무소를 개설하는 이유는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고, 아시아·태평양 국가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나토는 현재 우크라이나와 조지아 등 비회원 7개국에 연락사무소를 두고 있는데, 아시아 최초로 일본에 사무소가 설치될 경우 한국과 대만, 호주, 뉴질랜드 등과 함께 중국, 러시아의 도전을 견제하는 거점이 된다.

앞서 나토는 2021년엔 아시아·태평양 지역 파트너 국가들과 관계 강화를 명시한데 이어 지난해 '전략 개념'(Strategic Concept)에서는 중국이 국제사회의 규칙기반 질서를 훼손하려 한다면서 나토의 이익·안보·가치에 도전을 제기한다고 규정했다. 
나토가 매년 발간하는 전략 개념에는 안보 환경 분석 속 향후 전략 방향을 제시하는 내용이 담기는데, 장기전략개념에 중국이 언급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이후 나토는 인도·태평양 지역과 접점을 넓히고자 지난해부터 한국·호주·뉴질랜드와 등 아태 4개국을 정상회의에 초청하기도 했다. 

다만 나토가 아시아로 팽창할 경우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이미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4일 "아시아는 협력과 발전을 위한 유망한 땅이며 지정학의 전쟁터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나토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지속적인 동방 확장, 지역 문제에 대한 간섭, 지역 평화와 안정 파괴 시도, 진영 대결 촉진 등은 지역 국가들에 높은 경계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3자 회담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3자 회담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전문가들은  중국의 위협 속 나토가 아시아 국가들과 결속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보라고 입을 모았다.

영국 왕립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아시아태평양 프로그램 부연구원 빌 헤이튼은 "나토가 (전략 개념에서) 중국을 직접 언급한 것은 아시아의 안보 위협이 유럽과 북미로 확산되는 것을 나토 회원국들이 우려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여기서 기억해야 하는 것은 나토 헌장이 나토를 '북대서양 지역'에서만 활동하도록 제한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는 "나토는 북한이 회원국들에게도 위협이 될 수 있는 미사일과 핵무기를 개발하자 일본 그리고 한국과 처음 관계를 맺었다"면서 "현재 나토의 포커스는 나토 회원국 내 공급망과 통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국의 잠재적 위협에 있다. 이를 위해 나토는 일본, 한국, 호주, 뉴질랜드와 협력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헤이튼은 나토가 중국 분쟁 시나리오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 나토가 작동하려면 만장일치가 필요하지만, 31개 회원국 모두가 이에 동의할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커트 볼커 전 나토 주재 미 대사이자 유럽정책분석센터(CEPA)의 선임 연구원도 "연락 사무소를 개설한다는 것은 나토와 일본, 그리고 아시아의 다른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관계에서 자연스러운 것이다. 나토는 10년이 훨씬 넘는 기간 동안 일본, 한국, 호주, 뉴질랜드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과 파트너십을 맺어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군사력, 경제력, 기술력이 초래하는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나토가 일본에 보다 정기적으로 주둔하고 대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 총장은 중국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나토가 중국과의 분쟁에 휘말리는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 9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나토가 글로벌 동맹이 아닌 북미와 유럽의 동맹으로 남을 것이라면서 집단방위 조약도 나토 영토에만 적용된다고 했다. 다만 "대만 또는 대만 인근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경제적 결과는 막대할 것"이라면서 군사적 문제는 나토 뿐만아니라 나토 동맹국들에도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나토 본부 전경. 2018.04.19.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나토 본부 전경. 2018.04.19.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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