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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효자노릇' 옛말?…성장 견인효과 3~4배 급감

中성장률 1%p 오르면 韓성장률 0.08~0.11%p 올라
1분기 대중 무역적자 10조 넘길 때 대미흑자 9조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2023-04-18 06:30 송고
한중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현수막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한중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현수막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중국의 경제 성장이 한국의 성장을 끌어올리고 지탱해 주던 효과가 과거에 비해 급감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p) 오르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0.09~0.13%p 오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16년에 이 효과는 서너배 높은 0.3%p로 조사된 바 있다.
교역 구도의 변화 조짐도 나타났다. 올 1분기 대미 무역흑자가 약 9조원 쌓이는 동안 10조원에 달하는 대중적자가 누적됐다.

18일 한국은행이 전날 공개한 '중국 리오프닝의 국내 경제 파급영향 점검' 제하의 BOK이슈노트 보고서를 보면 중국의 성장률이 제조업 위주로 1%p 높아질 경우 한국의 성장률은 0.11%p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서비스업 위주로 성장할 경우에는 소폭 낮은 0.08%p의 제고 효과가 발생했다.
지금 한국은 중국 경제 성장 폭의 단 10% 남짓한 수준을 반사이익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과거엔 파급효과 서너배였는데…"

한은은 지난 2016년에는 중국의 성장률이 1%p 오를 때 한국의 성장률은 0.3%p 오른다고 분석한 바 있다.

당시 분석에서 한국은 2005년 1분기 중국 성장률이 1%p 오름에 따라 약 0.1%p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2015년 1분기에는 이 효과가 0.3%p로 3배 늘었다.

결과적으로 현재 중국의 성장 견인 효과는 지금으로부터 28년 전인 2005년 또는 그 아래 수준까지 급감한 상황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영향력이 가장 컸던 2016년(분석 시점)과 비교한다면 10년도 안 되는 동안에 3~4배가 축소된 셈이다.

중국의 눈부신 성장세에 한국도 동반 성장했던 과거의 모습이 적어도 지금은 빛바랜 상태로 보인다.

(한은 제공)
(한은 제공)

◇중국 교역엔 '빨간불' 번쩍…미국엔 9조 흑자

전반적인 교역 구도의 변화도 감지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78억8000만달러(약 10조3425억원) 쌓이는 동안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72억달러(약 9조4536억원) 쌓였다.

중국은 2009∼2018년만 해도 연간 기준 한국의 최대 무역 흑자국이었다. 미국은 2001~2002년 이후 최대 흑자국 자리에 오른 적이 없었다.

국내 수출기업들도 중국 리오프닝의 효과가 크지 않거나 거의 없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수출제조기업 44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지난 13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중국 리오프닝에 '긍정 효과'를 예상한 기업은 38%에 그쳤다.

나머지 62%는 영향이 없거나(54.4%)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부정 영향이 미칠 것(7.2%)이라고 응답했다.

© News1 DB
© News1 DB

◇"우리만 문제 아냐"…그럼 원인은?

중국 경제 리오프닝(활동 재개)의 파급 효과가 예상보다 부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임근형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장은 "무엇보다 중국의 회복이 내수 중심으로 이뤄지는 데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임 팀장은 "우리나라와 연관이 높은 IT 부문 등에서 재고 수준이 아직 높아 우리나라 재화 수출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그간 중국 자급률 상승도 한 요인"이라고 부연했다.

여기에 중국 경제 고도화로 중간재 수입 비중이 추세적으로 떨어지는 데다 자국 제품의 품질 향상, 애국소비(궈차오) 운동으로 자국산 소비재에 대한 선호가 늘어난 영향도 작용했다.

이에 따라 "대중 수출이 감소하거나 리오프닝 효과가 지연되는 것이 우리만 겪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일본·대만 등 다른 아시아 국가도 마찬가지라고 임 팀장은 지적했다.

◇일각선 무역적자 고착화 우려도

그렇다면 중국의 성장 견인 효과는 앞으로도 감소세를 이어갈까.

한은은 하반기 IT 경기 상승과 중국 내 재고 소진 등에 따라 대중 무역수지의 완만한 회복을 기대하면서도 해당 전망은 불확실성이 크다고 봤다.

임 팀장은 "글로벌 IT 경기가 언제 어느 강도로 회복될 것이냐, 중국의 향후 경제 구조가 어떻게 변해 갈 것이냐 등이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며 "단기적으론 중국 관광객이 빨리 회복돼야 (한국 성장에 미치는) 긍정 효과가 이르게 나타날 텐데, 이 역시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대중 무역수지 개선이 계속 지연될 경우 전체 무역수지 적자가 고착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달 말 보고서에서 "미국의 견제가 집중되는 반도체의 대중 수출이 절반 정도 축소될 경우 전체 무역흑자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며 "대중 반도체 수출이 제한된다면 전체 무역수지 적자가 고착화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핵심 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절실하고, 대중 반도체 수출 위축을 완화하기 위한 유연한 대미 통상 전략도 요구된다"고 밝혔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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