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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지진에 돌아가신 날…日투수는 WBC 승리에도 웃지 못했다

日 최연소 퍼펙트게임 달성한 22살 슈퍼루키 '사사키 로키'
초등학교 3학년 때 지진·쓰나미 피해로 피난소 생활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2023-03-12 17:02 송고
11일 일본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일본-체코 경기에서 일본의 사사키 로키 선수가 공을 던지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11일 일본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일본-체코 경기에서 일본의 사사키 로키 선수가 공을 던지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지진과 쓰나미로 가족을 2명이나 잃은 3월11일, 일본 야구계 대표 신인 사사키 로키는 팀을 승리로 이끌고도 웃지 못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무대에 일본 대표로 선 사사키는 이날 체코와의 경기에서 4회 종료 직전, 마운드를 떠날 때까지 타자 8명을 삼진 아웃시켰다.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은 사사키가 시속 164㎞의 직구로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고 말했다.

감독은 사사키가 투구에 "마치 모든 영혼을 쏟아낸 것 같았다"고 묘사했다.

분슌 온라인에 따르면 감독은 이미 팀을 편성할 때부터 3월11일 경기에 사사키를 출전시키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사사키가 2011년 3월11일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의 생존자이기 때문이다.
고작 10살 무렵, 사사키가 살던 집은 쓰나미에 휩쓸렸고, 이때 할아버지와 아버지도 함께 떠나보냈다. 이후에는 장기간 피난소 생활 끝에 반 강제로 오오후나토시로 이주했다.

집과 함께 휩쓸린 마음을 잡아준 것은 어릴 적, 아버지 고타 씨와 캐치볼을 하고 놀던 기억이었다.

캐치볼 소년에서 고교 야구 강자로, 또 키 190㎝에 85㎏ 일본 야구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인으로 성장한 사사키는 2022년, 일본 프로야구에서 최연소 퍼펙트게임을 달성했다.

WBC 일본 대표로서 맞게 된 동일본대지진 12주기. 몇번이고 피해자들에 전하는 메시지를 요청하는 기자들에게 사사키는, "제가 던지는 모습을 보고 무언가 느낀 게 있으면 좋겠다"고 담담한 어조로 답했다.

구리야마 감독은 "로키뿐만 아니라 대표팀에 도호쿠 출신 선수가 꽤 있다. 여러 감정이 드는 날이지만 경기를 보시고 조금이라도 웃고, 기운을 내준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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