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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문화적 연결 계속 가길" 신카이 마코토 '스즈메', 日 애니 흥행 잇나(종합)

'스즈메의 문단속' 기자간담회 [N현장]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2023-03-08 12:19 송고
하라 나노카(왼쪽)와 신카이 마코토 감독 © AFP=뉴스1
하라 나노카(왼쪽)와 신카이 마코토 감독 © AFP=뉴스1
'너의 이름은.'으로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은 신카이 마코토 일본 감독이 신작 '스즈메의 문단속'으로 돌아와 

8일 오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스즈메의 문단속' 기자간담회가 열려 신카이 마코토 감독, 배우 하라 나노카가 참석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다.

이날 마코토 감독은 "이 작품은 코로나 한 가운데서 만든 작품이다"며 "과연 이것이 완성됐을 때 한국에 올 수 있을까 불안했는데, 무사히 올 수 있게 됐고 여러분들을 뵈어서 행복하다"고 인사했다. 나노카도 "감독님과 함께 한국에 올 수 있어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웃었다.

영화는 '너의 이름은.'(2017) '날씨의 아이'를 연출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으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후 일본 애니메이션 작품 중 21년 만에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받았다.
'스즈메의 문단속' 포스터
'스즈메의 문단속' 포스터
영화에서 '문'을 모티브로 삼은 점에 대해선 "문에 대해서 생각한 건, 영화 만들 때부터였다"라며 "그때 떠올랐던 아이템 중 하나인데, 한국 드라마 '도깨비'를 봤을 때 문을 사용하는 방법이 인상적이었고 거기서 힌트를 얻어서 문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문이 일상의 심볼이라 생각했다, 우리는 매일 아침 문을 열고 '다녀오겠습니다'라고 하고 돌아와서 '왔습니다'하고 들어온다, 그게 일상이라 생각했다"라며 "'재회'라는 건 일상의 단절이라 생각한 게, '다녀오겠습니다'라고 했는데 돌아오지 못하는 것이 바로 재회라, 그런 점에서 문을 모티브로 하는 것이 이 영화에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전작 '너의 이름은.'의 흥행 이후 동일본 대지진의 이야기를 담은 '스즈메의 문단속'을 연출한 이유에 대해 마코토 감독은 "전작이 히트를 하고 나면 다음 작품을 봐주는 관객들이 늘어나기 때문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단순히 재밌는 엔터테인먼트로 만들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뭐라도 하나 넣자고 생각했고, 일본 전체 트라우마라고 할 수 있는 재해를 잘 표현한다면 이러한 일을 잊고 있는 분들께 잘 전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영화와 현실을 잇고 싶었다는 마코토 감독은 "차 안에서 나오는 음악은 일본인들이 대부분 어디선가 들은 적 있는 곡으로 선정하고자 해서 추억의 가요를 선정했고, 그렇게 해서 영화와 현실이 이어져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또 영화 속 2012년도 그렇고, 현실에서도 2011년에 대지진이 있었다는 설정이 이어진다"고 밝혔다.
하라 나노카 © AFP=뉴스1
하라 나노카 © AFP=뉴스1
나노카는 1700:1의 경쟁률을 뚫고 스즈메 목소리 역에 발탁됐다. 나노카는 처음으로 성우에 도전한 것에 "내가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했고 성우 일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서 불안했다"라며 "그런데 더빙을 할 때마다 감독님이 '나노카씨 훌륭하다'고 해주셨고,그 덕분에 잘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보이스 트레이닝도 받았다는 그는 "그 중에 '아'라고 말하는 목소리를 내는 게 특히 어려웠다"며 "그리고 액션신이 많았는데 마이크 앞에서 가만히 서서 하는 게 어려워서 운동도 하고 스쿼트도 하는 등 몸을 움직이면서 호흡을 냈다, 덕분에 즐겁게 더빙을 끝낼 수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나노카는 스즈메의 매력에 대해 "스즈메는 굉장히 잘 달리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액션적으로도 그렇지만, 동시에 감정적으로도 그렇다고 생각한다"라며 "앞뒤 가리지 않고 바로 달리는 그런 성격이라 생각했고 그러한 점이 제게 없는 부분이라 매력적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 © AFP=뉴스1
신카이 마코토 감독 © AFP=뉴스1
'너의 이름은.'을 비롯해 최근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 1위에 올라선 '더 퍼스트 슬램덩크'까지 한국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의 흥행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마코토 감독은 "오히려 한국 관객분들에게 왜 이렇게 일본 애니메이션을 여쭙고 싶을 정도로 많이 좋아하시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아마도 그 이유 중에 하나는 일본과 한국의 문화적인 것이나 풍경이 닮아서 인 것 같다"라며 "서울에 와서 서울의 거리를 보면서 그립다는 생각도 들고, 이 부분은 도쿄의 미래가 아닐까 생각도 들더라, 풍경과 도시의 모습은 사람들의 마음이 반영되어 만들어진 거라 마음의 형태와 유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지고 보시고, 일본 분들은 한국 드라마를 그렇게 보시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라며 "정치적인 상황에 있어서는 한국과 일본 사이는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고 파도와 같이 반복되고 있지만, 문화에 있어서는 매우 강하게 연결되어 계속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덧붙였다.

끝으로 마코토 감독은 "영화를 보시고 한국 분들도 '이것은 우리들의 현실과 상관있겠구나, 우리들의 현실을 그려낸 영화구나'라고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며 "한국에는 지진이 많이 없더라도 재해나 혹은 전쟁, 사고 등이 여기 저기서 늘어나고 있다고 생각하고 이러한 것들이 우리의 일상을 단절시킨다고 생각한다, 일상이 단절됐을 때 사람이 그걸 어떻게 회복하고 다시 살아가게 되는가를 테마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분들도 우리들의 세계를 그렸다고 생각하고 봐달라"고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8일 개봉했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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