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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물 아닌 땟국물' 日온천 "염소 냄새 싫어 1년 2번 청소" 변명

"손님 건강 상관없냐"는 질문에 "그런 셈"이라고 답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2023-03-01 14:46 송고 | 2023-03-01 15:21 최종수정
대량의 세균이 발견된 일본 다이마루 별장의 누리집 갈무리. 사과문 및 위생상태 안내에 대한 공지는 게시되지 않았다.
대량의 세균이 발견된 일본 다이마루 별장의 누리집 갈무리. 사과문 및 위생상태 안내에 대한 공지는 게시되지 않았다.

위생 관리를 소홀히 해 기준치의 3700배에 달하는 레지오넬라균이 발견되어 비난받고 있는 업체 사장이 결국 공개 사과했지만 황당한 해명이 도리어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테레비아사히는 지난 28일 야마다 마코토 다이마루 별장 사장이 후쿠오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리석은 생각으로 폐를 끼쳐 죄송하다"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그는 "별거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15회 반복했다.
야마다 사장은 "레지오넬라균은 별거 아닌 균이라는 선입관이 있었다" "위험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레지오넬라균이 온천수를 오염시킨 사례를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업장은 괜찮을 거로 생각했다"고 과신했다.

1865년 창업한 다이마루 별장은 1년에 딱 2번밖에 청소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후쿠오카(福岡)현은 조례를 통해 '주 1회 이상' 완전히 온천탕의 물을 모두 빼고 청소하도록 했지만 지키지 않은 것이다. 다이마루 별장은 적어도 2019년부터 위생 조사 기준을 위반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염소 소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현에서 조사관이 나와도 "합격하도록 보고를 쓰라"며 허위 보고를 종용했다. 야마다 사장은 "염소 냄새가 싫었기 때문"이라고 둘러댔다.

사장은 한술 더 떠 '이용자의 건강은 어찌 돼도 상관이 없다는 거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셈"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본인은 하루에 2~3회 온천탕에 들어가 몸을 담근다고 설명했다.

25~42도의 따뜻한 물에서 번식하는 레지오넬라균은 주로 폐렴을 일으킨다. 면역기능이 떨어진 노약자 및 기저질환자가 감염되면 사망률은 30%까지 올라가며, 치료받지 못하면 80%까지 치솟는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2022년 3월 고베시(市) 한 온천을 이용한 70대 노인이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돼 사망했다. 결코 얕볼 수 있는 균이 아니다.

야마다 사장은 "이용자를 배신하는 행위에 대해 매우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인 뒤 사태가 수습되면 자리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한편 다이마루 별장이 위치한 후쿠오카는 오사카, 도쿄에 이어 한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일본 관광지 3위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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