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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규모 웹툰산업 그림자…웹툰작가 "주 7일 하루 17시간 노동"

웹툰작가 창작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간담회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2023-02-15 18:45 송고 | 2023-02-16 08:55 최종수정
웹툰작가를 비롯한 디지털 콘텐츠 제작자들은 작가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작가와 플랫폼·소속사 간 계약 구조를 공정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류호정 의원실 제공. 
웹툰작가를 비롯한 디지털 콘텐츠 제작자들은 작가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작가와 플랫폼·소속사 간 계약 구조를 공정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류호정 의원실 제공. 

웹툰작가를 비롯한 디지털 콘텐츠 제작자들은 작가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작가와 플랫폼·소속사 간 계약 구조를 공정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5일 류호정 정의당 의원,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국만화가협회, 한국웹툰작가협의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웹툰작가 창작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간담회'에 웹툰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이 모여 창작 환경을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민지희 한양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는 '웹툰 작가들의 정신 건강 및 신체 건강과 불안정 노동 수준 실태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작가들의 건강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 전문의는 "웹툰작가들은 하루에 거의 12시간을 일하고 근무 일수는 일주일에 5.7일 정도"라며 높은 업무강도를 지적했다. 또한 그는 "작가들의 재량권이 부족하다"며 플랫폼과 소속사 압박에 의해 컷수와 연재 주기 등을 스스로 조정할 수 없는 현실이 업무 강도를 높이는 주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 전문의는 업계의 열악한 환경에 작가들의 약물의존도가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약을 먹고도 이 작품을 완성하겠다는 열의가 강해 다수 작가들이 약물을 복용한다"며 "ADHD가 아닌데 약물을 복용해 집중력을 높이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홍모 작가는 "건강권을 강조하고 싶다"며 "연재할 때 주 7일 17시간씩 그렸고 마감 시간에 임박했을 때는 22시간 동안 작업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쉬려면 세이브 원고를 비축해서 연재를 시작해야 하는데 소속사들이 수익을 이유로 세이브를 갖지 못하게 독촉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홍 작가는 "3개가 안되는 세이브 원고로 시작해 2년을 실시간 마감에 시달렸다"며 "다른 작가의 돌연사 소식을 들었을 때 '다음은 내가 아닐까' 하는 공포감이 들었다"고 호소했다.

작가와 플랫폼·소속사 간 불공정 계약 구조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현희 한국여성만화협회 이사는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대안으로 표준계약서가 언급된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표준계약서가 창작자들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어 문제"라며 "문화체육관광부가 담당한 표준계약서 작성 과정에서 창작자들의 의견이 배제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웹소설 작가로 활동하는 이수경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 회장은 웹툰·웹소설·일러스트 업계의 유기성을 강조했다. 업계에선 웹툰과 웹소설은 지적재산권(IP)으로 엮여 웹툰의 웹소설화, 웹소설의 웹툰화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 지회장은 "나쁜 관행은 빨리 퍼진다"며 "MG제도를 비롯한 웹툰 산업의 수익 구조가 들어와서 웹소설 등 관련 다른 산업 체계도 망가졌다"고 말했다. 또한 이 지회장은 "웹소설도 최근 연재 방식으로 운영돼 연재량이 많이 늘어 일주일에 3만자씩 쓰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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