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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연설서 러 두둔한 英 로커…우크라 "기타나 쳐라" 응수

러 초청으로 안보리 참석한 로저 워터스 "우크라 침공 이유 있다"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2023-02-09 10:07 송고 | 2023-02-09 17:33 최종수정
영국 록밴드 멤버였던 로저 워터스가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2.8.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영국 록밴드 멤버였던 로저 워터스가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2.8.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영국 록 밴드 '핑크 플로이드'의 전 멤버인 로저 워터스가 8일(현지시간) 유엔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침공에 이유가 없지는 않다"고 발언해 우크라이나 정부의 항의를 받았다.

AFP 통신·가디언 등에 따르면 워터스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불법이었다"며 "가능한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워터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며 "가능한 강력한 용어로 선동가들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개전 책임을 두고 양비론을 주장한 것이다.

워터스의 이번 연설은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부 초청으로 성사됐다. 그는 이전에도 독일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러시아 연방 정부의 합의를 근거로 모든 결정을 신중하게 내린다"고 치켜세운 바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극단적 민족주의를 허용했다"며 전쟁을 끝낼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워터스의 연설에 우크라이나는 즉각 반발했다. 이날 회의에서 마지막으로 발언한 세르히 키슬리치야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워터스를 향해 "러시아가 쌓는 허위정보 및 선전선동의 담벼락에 벽돌이 되려고 한다"며 "그의 팬들은 무척 슬플 것 같다"고 직격했다.

키슬리치야 대사는 이어 "기타나 계속 쳐라. 안보리의 임무 수행 방식에 대해 설교하는 것보다 더 잘 어울린다"고 했다. 또한 과거 핑크 플로이드가 소련의 아프간 침공에 반대했던 점을 들어 "또 다른 침략에 대해선 은폐하려 한다"며 "위선이 아니라면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안보리 회의는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공급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러시아 측 요청으로 소집됐다. 그러나 서방과 러시아 모두 공방을 벌이며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종료됐다.

바실리 네벤지아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워터스에 대해 "그간 매우 정확하게 사건을 분석해 왔다"며 "가장 저명한 현대 반전운동가 중 한명"이라고 극찬했다. 반면 리처드 밀스 유엔 주재 미국 부대사는 "무기 통제를 비롯한 유럽 안보 문제에 있어 전문성을 갖춘 연사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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