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31사단 부사관 "우리가 이삿짐 센터 직원이냐, 사단장 냉장고 청소까지"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2023-01-04 07:25 송고 | 2023-01-04 07:42 최종수정
(이 그래픽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News1 
(이 그래픽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News1 

광주 전남 향토사단인 육군 31사단 부사관들이 최근 사단장 공관에 불려가 마치 이삿짐 센터 직원들처럼 일을 했다며 "군인이라는 직업에 자괴감을 느낀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31사단 측은 사단장 개인 이삿짐을 옮긴 것이 아니라 부대 물품을 옮긴 것으로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본부대가 다른 일을 하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타부대 부사관을 차출한 것이라며 양해를 구했다.
군관련 제보채널인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4일 자신을 "31사단 직할 대대에 복무 중인 간부다"라는 A부사관의 제보가 들어왔다.

동료들을 대신해 제보에 나섰다는 A부사관은 "지난해 12월 7일(수요일) 일과시간 중에 입이 무거운 간부들을중대별로 한두 명씩 선정해 '작업을 간다'는 전파가 와 대대에서 부사관 5명이 선정돼 사단장 공관으로 이동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도착해 보니 사단장 공관은 가구, 가전 등이 어지럽혀 있었고 현장을 통제하는 소령이 '오늘 새로 취임하시는 사단장님이 오신다'라며 대대 간부들에게 가구 배치 및 청소, 심지어 냉장고 내부 청소까지 지시했다"고 밝혔다.
A부사관은 "저희가 이삿짐센터 직원들도 아니고, 1980년대도 아닌 2022년 12월 7일이다"며 "공관병이 없어지니깐 이제는 일과시간에 이러한 잡일을 직업군인인 간부들이 해야 하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2022년에도 아직도 이런 부당한 일들이 부대 안에서 일어나는 것에 대해 군인이라는 직업에 대한 회의감과 자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A 부사관은 "하급자라는 이유로 이러한 부당한 지시도 상명하복 해야 하는 걸까"라며 의문을 나타낸 뒤 "통제한 소령도 본인이 하고 싶어서 하시는 일이 아니란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혹여나 현장을 지휘한 소령에게 불이익이 돌아갈까 염려했다.

이와 관련해 31사단 측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일로 불편함을 겪었을 간부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부대는 "이번에 지휘관 관사에서 이전 및 정비한 물품은 지휘관 개인물품이 아닌 기존 부대에서 사용되던 부대물품을 다른 장소로 옮길 필요가 발생, 보관 및 관리 차원에서 부대물품에 대해 이전 및 필요한 정비를 했다"며 사단장 개인 이삿짐을 옮기고 청소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부대는 "지휘관 관사의 관리 및 정비는 본부대의 임무로 명시되어 있다"며 "이번에 본부대가 당일 오전부터 위병소에서 상황조치 관련 점검받는 중이어서 불가피하게 타부대 간부를 추가 지원받아 1시간가량 정비했다"라며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buckbak@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