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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왕'도 울고갈 인천 전세사기 60대 주범 '공동주택만 2700여채'

임의경매 예정 327채 전세계약 체결…266억원 받아 챙겨
대부분 공동주택 미추홀구에 집중…경찰, 여죄 수사 중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2022-12-23 17:14 송고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11월28일 오후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책 마련 촉구를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 피해자는 눈물로 피해를 호소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2022.11.29/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11월28일 오후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책 마련 촉구를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 피해자는 눈물로 피해를 호소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2022.11.29/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2700여 세대에 달하는 아파트나 오피스텔, 빌라를 지어 차명으로 300여명과 전세계약을 체결해 260억여원을 가로챈 60대 건축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또 주범인 60대 건축업자와 짜고 명의를 빌려주거나, 임의경매가 예상되는 아파트 등을 중개한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인들도 무더기로 함께 검거됐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사기,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건축업자 A씨(61)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범행에 가담한 공인중개사 4명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명의를 빌려주거나 공인중개사 4명 소속 업체에서 보조일을 하던 중개보조인 46명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올 7월까지 인천시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오피스텔 등 327채를 대상으로 전세계약을 체결해 세입자 327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266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327명에게서 적게는 6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가량 전세보증금을 챙긴 뒤, 되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 7월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전세사기 고소가 집중되면서 전담팀을 구성해 수사에 나선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공인중개사 등에 대해 압수수색 중 대부분 차명으로 계약돼 노출되지 않았던 A씨가 실소유주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A씨를 검거했다.

조사결과, A씨는 10여년 전부터 지인 등으로부터 명의를 빌려 아파트나 빌라를 지은 뒤, 자금을 모아 계속해서 공동주택을 신축했다. 최근까지 그가 보유한 아파트나 빌라 등 공동주택은 무려 2700여 세대에 이르렀으며, 90%가 넘는 공동주택이 모두 미추홀구에 집중돼 있었다.

실제 최근 대책위가 결성된 피해 아파트의 세입자들도 A씨의 피해자로 확인됐다.

A씨의 실보유 공동주택은 최근 1139채를 보유했다가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숨진 빌라왕보다 배 이상 많다.

해당 공동주택은 대부분 A씨가 아닌, 타인 명의로 세입자들과 계약이 맺어져 있었다. A씨는 공인중개사를 비롯해 명의를 빌려준 바지 임대인들에게 대가를 약속하고 전세계약을 체결하도록 했다.

공인중개사들은 A씨가 실소유주인 주택이 임의경매가 예상되는 상황을 알고도 부동산을 중개했다.

공인중개사들은 "근저당이 잡혀있긴 하지만, 소유주가 땅과 부동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세입자들을 안심시키며 중개를 했으며, 그럼에도 안심하지 못하는 세입자들에게는 '이행보증각서'를 써주겠다고 하며 중개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처음부터 범행을 계획하지 않았고) 최근 경기 악화에 따른 자금 경색으로 이자를 납입하지 못하게 돼 부동산이 임의경매에 들어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후 2시30분 인천지법에서 진행됐다. A씨의 영장실질심사 결과는 이날 오후 늦게 나올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세계약 전 부동산등기부등본상 권리관계를 확인하고, 보증금 반환을 위한 이행보증각서를 너무 신뢰하지 말아야 한다"며 "추가 접수된 고소건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피해자 구제를 위해 관계기관과 공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aron031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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