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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출국은 이쪽입니다"…월드컵 탈락팀에 농담 날린 항공사

유럽의 대표적 저비용항공사(LCC) 라이언에어, 농담 수준만큼은 고급져
탈락팀 전문으로 저격...손흥민과 한국 국대팀 놀리는 밈도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2022-12-12 14:29 송고
지난 11일 유럽의 저비용 항공사 라이언에어의 공식 트위터 계정(@Ryanair)에 4강전 진출에 실패한 영국팀을 놀리는 밈 게시물이 게시됐다. (라이언에어 트위터 계정 갈무리)
지난 11일 유럽의 저비용 항공사 라이언에어의 공식 트위터 계정(@Ryanair)에 4강전 진출에 실패한 영국팀을 놀리는 밈 게시물이 게시됐다. (라이언에어 트위터 계정 갈무리)

'사우스게이트 출국장'

평범한 공항 안내 표지판 같지만 알고보면 서쪽 출입구를 뜻하는 사우스게이트(South Gate)와 영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이름(Gareth Southgate)이 같다는 점에서 착안한 말장난 밈이다. 밈(meme)은 재미난 말을 적어 다시 포스팅한 그림이나 사진을 일컫는다.
해당 밈은 영국팀(잉글랜드)이 지난 11일 프랑스에 1-2로 패하고 집으로 돌아가게 된 것을 풍자하고 있다.

밈과 함께 올린 "돌아오신단다 #발표할 거리는 없음"(They're coming home #NothingToDeclare)이라는 문구에서 '돌아오신단다'는 특히 영국팀의 월드컵 우승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는 팬들이 입에 달고 사는 표현이다. 1966년 이래로 반세기 넘게 영국의 품에 돌아온 적 없는 우승컵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이 밈을 올린 트위터 계정주는 다름 아닌 유럽의 대표적 저비용 항공사(LCC) 라이언에어. 팔로워 수는 691만9000명에 이른다.

라이언에어의 재치 있지만 한방이 있는 유머에 누리꾼들도 리트윗을 보냈다.


한 누리꾼이 "너무하네. 비행기에 (영국팀이 찬) 페널티 킥 안 맞았냐?"라고 꼬집자, 라이언에어는 "거의 맞을 뻔"이라며 자사 비행기가 축구공을 아슬아슬하게 피해 날아가는 GIF파일로 응수했다.

프랑스와의 8강전에서 영국팀 주장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 FC)이 막판 페널티킥에 실축한 것을 조롱한 것이다.

라이언에어의 밈을 본 이들은 "고객 하나 떠나보냄" "월드클래스 트롤링(의도적으로 상대방을 화나게 도발하는 행위)이다" "관리자 goat" 등의 리트윗을 달았다. 'goat'는 영어 표현 Greatest of All Time의 준말로 '역대급'이라는 뜻이다. 한 누리꾼은 "관리자 월급 올려줘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응원하는 팀이 조롱받아 언짢아하는 누리꾼도 있지만 대체로 웃긴다는 평이다.

라이언에어의 조롱 밈에 달린 댓글. 한 누리꾼이 계정 관리자의 재치에 시급을 올려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라이언에어 트위터 공식 계정 갈무리)
라이언에어의 조롱 밈에 달린 댓글. 한 누리꾼이 계정 관리자의 재치에 시급을 올려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라이언에어 트위터 공식 계정 갈무리)

조롱당한 건 영국팀만이 아니다. 라이언에어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탈락한 팀들을 비꼬는 밈을 잇따라 올리며 노이즈 마케팅에 나섰다.

스페인이 16강전에서 모로코에 패했을 때, 라이언에어는 비행기에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단체 사진을 합성해 아래와 같은 밈을 올렸다.

모로코전에서 패한 스페인팀의 귀국길을 풍자한 라이언에어의 밈 (라이언에어 트위터 공식 계정 갈무리)
모로코전에서 패한 스페인팀의 귀국길을 풍자한 라이언에어의 밈 (라이언에어 트위터 공식 계정 갈무리)

우리말로 의역하자면 "(비행기) 선반에서 요정이 속삭이는 소리가 났다구요? 그런데 이제...(탈락해서 귀국길에 오른 스페인 팀의 속닥속닥 소리를 곁들인)" 정도로 읽을 수 있다. 

16강전에서 브라질에 4-1로 패한 우리 국가 대표팀도 라이언에어의 밈 저격을 피해 갈 수 없었다.

히샬리송과 손흥민 선수의 이름을 응용해 한국팀의 탈락을 놀리는 밈. (라이언에어 공식 트위터 계정 갈무리)
히샬리송과 손흥민 선수의 이름을 응용해 한국팀의 탈락을 놀리는 밈. (라이언에어 공식 트위터 계정 갈무리)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 히샬리송과 한국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의 사진을 나란히 붙여두고 '히샬리송 대 비행기 떠나갔손'이라는 문구를 붙였다. 두 선수의 영어 이름 철자가 모두 'son'으로 끝나는 점을 응용한 말장난이다.

8강 진출을 두고 희비는 갈렸지만 히샬리송과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는 절친한 동료 사이다. 짓궂은 라이언에어의 밈과 달리, 히샬리송이 경기 종료 후 손흥민을 끌어안고 위로하는 모습은 다수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한편 다가오는 월드컵 경기 일정은 14일 수요일이다.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가 준결승전을 치른다. 이날 라이언에어가 또 어떤 도발적인 밈으로 축구 팬들에게 웃음을 줄지 주목된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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