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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은 최고인데…안우진, 골든글러브 투표서도 외면받을까

9일 골든글러브 시상식…각종 지표서 가장 뛰어나
야구 외적 문제로 논란, 시상식서 수상자 제외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22-12-09 06:01 송고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이리보고 저리봐도 올 시즌 최고의 투수는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이다. 성적으로는 이견이 없는 활약을 펼쳤음에도 각종 시상식에서 외면을 받고 있는 안우진이 '황금 장갑'은 낄 수 있을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개최한다.
골든글러브는 한 시즌동안 포지션 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수비로만 판단하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골드글러브'와 달리 공격과 수비 등 모든 부문을 종합적으로 고려되며, 수비에 나서지 않는 지명타자까지 총 10명이 수상한다.

여러 부문에서 각축전이 예상되지만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포지션은 투수다.

투수 부문은 △타이틀 홀더 △규정이닝 이상 △10승 이상 △30세이브 이상 △30홀드 이상이 후보 기준으로 무려 32명이 후보에 올랐다.
후보가 많지만 눈에 띄는 이름은 안우진이다. 안우진은 정규시즌 30경기에서 196이닝을 소화하며 15승8패, 평균자책점 2.11, 224탈삼진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부문에서 1위이며 224탈삼진은 전 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가 2021년에 세운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225개)에 한 개 부족한 2위 기록이다. 1984년 최동원(당시 롯데 자이언츠)의 223탈삼진을 앞지른 것이기도 하다.

키움 안우진.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키움 안우진.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여기에 다승에서도 공동 2위, 이닝소화에서도 1위였다. 안우진은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0.95로 1위에 올랐고, 피안타율도 0.188로 리그 유일 1할대의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이나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과 같은 세이버 매트릭스 기록까지 가지 않고 '클래식 스탯'만 봐도 안우진에 비할 성적을 거둔 투수는 없었다.

이대로라면 안우진에게 상이 돌아가는 것이 마땅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프로 데뷔 전 불거졌던 야구 외적인 문제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안우진은 키움에 1차 지명을 받은 뒤 프로 데뷔를 앞두고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을 받았다. 이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징계를 받았고, 안우진을 지명한 키움 구단이 50경기 출장정지의 자체 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학폭 가해자'라는 꼬리표는 데뷔 이후 줄곧 안우진을 따라다니는 족쇄가 되고 있다. 빼어난 활약에도 불구하고 국가대표 선발에서 제외되고, 한국시리즈 땐 그에게 염산 테러를 하겠다는 인터넷 게시글이 올라와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기도 했다.

안우진은 최근엔 당시 제기됐던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실제보다 과장됐으며, 피해자들 또한 이를 증명하고 있다며 '누명 벗기'에 나서고 있지만, 이미 징계를 받았고 스스로도 인정했던 사실을 뒤바꾸는 것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시즌 후 열리고 있는 각종 시상식에서도 이같은 '주홍글씨'가 안우진의 수상을 가로막고 있다.

KBO 시상식에선 MVP 후보에 올라 소속팀 선배 이정후와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107표의 유효표 중 단 한 표를 받는 데 그쳤다.

여기에 더해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최동원상'에서도 후보에서 제외됐다. 해당 상을 주관하는 최동원기념사업회는 안우진이 학폭 가해자로 징계를 받았기 때문에 '최동원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키움 안우진.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키움 안우진.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이 밖에 프로야구 OB모임인 일구회가 주관하는 일구상을 비롯해 각종 언론사 시상식에서도 안우진은 배제되는 모양새다. 은퇴선수협회(한은회) 주관의 시상식에서만 '최고 투수상'을 받았을 뿐이다.

취재기자와 사진기자, 중계방송사 PD, 해설위원 등 미디어 관계자들이 투표인단으로 나서는 골든글러브에서도 이같은 흐름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안우진이 '진실 게임'을 벌이고 있지만 그를 향한 불편한 시선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혼전 양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논란과 별개로 안우진에게 투표를 한 이들이 있는가하면, 안우진의 수상이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다른 선수에게 투표를 한 이들도 적지 않을 터다.

이 경우 SSG 랜더스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기여한 김광현, 42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48를 기록한 '특급 마무리' 고우석(LG 트윈스) 등이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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