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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에 유독 차가운 한파…믿었던 메모리 '부메랑' 됐다

삼성전자, 3분기 반도체 시장점유율 1위 인텔에 내줘
3위 SK하이닉스도 4위로 하락…비메모리 기업 '약진'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22-11-28 06:05 송고 | 2022-11-28 09:07 최종수정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 깃발. 2021.8.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 깃발. 2021.8.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메모리 반도체 불황이 깊어지면서 이를 주력 사업으로 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점유율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리 호황 시기에는 좋았지만 지금 같은 다운사이클에는 메모리에 치우친 사업 구조가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이다.

28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7~9월) 전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146억달러(약 19조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2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도 79억6700만달러(약 10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4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분기(4~6월)보다 각각 한 계단씩 하락한 순위다. 인텔은 3분기 148억51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삼성전자를 제치고 글로벌 반도체 1위를 다시 탈환했다. 2분기 매출 규모가 4위였던 퀄컴도 3분기에는 99억400만달러로 SK하이닉스에 앞선 3위에 올랐다.

3분기 들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크게 악화되면서 해당 사업 비중이 높은 국내 업체들의 실적 감소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인텔은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퀄컴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비메모리 제품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3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매출은 전 분기와 비교해 각각 28.1%, 26.2% 감소했다. 삼성·SK에 이어 메모리 반도체 3위인 미국의 마이크론도 3분기 매출이 27.7%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인텔의 매출은 0.1% 감소하는 데 그쳤고 퀄컴은 오히려 5.6% 늘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 하이닉스 분당사무소. 2020.10.20/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 하이닉스 분당사무소. 2020.10.20/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메모리 반도체인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경쟁사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 31.4%를 기록해 1위를 유지했지만 전 분기(33.0%)와 비교하면 1.6%포인트(p) 감소했다. 부동의 2위였던 SK하이닉스는 전 분기보다 1.4%p 하락한 18.5%의 점유율을 기록해 일본의 키옥시아(20.6%)에 2위 자리를 내줬다.

옴디아 측은 "지난 2분기 시장의 하락은 PC 시장의 약화로 인한 인텔의 실적 부진 때문이었지만 3분기 시장 하락의 원인은 메모리 시장의 약세 때문"이라며 "고객사의 재고 조정과 데이터센터·PC·모바일 수요 감소로 전체 메모리 시장의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7% 줄었다"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 호황기에는 실적이 좋았지만, 지금 같은 다운사이클 시기에는 메모리에 치우친 사업 구조가 부메랑이 됐다는 지적이다. 각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체 반도체 매출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3분기 기준 66%이며 SK하이닉스는 95%에 달한다. 증권업계는 메모리 매출이 대부분인 SK하이닉스의 경우 4분기에 적자전환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대만의 TSMC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덕분에 반도체 불황에서 벗어나 있다. TSMC의 10월 매출은 2102억6600만대만달러(약 68억2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1.0%, 전년 동기 대비 56.5% 증가했다. 올해 1~10월 누적 매출은 1조8500억대만달러(약 600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4.0% 늘었다. 옴디아 조사에선 자사 브랜드로 판매하지 않는 기업을 제외해 TSMC가 순위에서 제외됐지만, 포함될 경우 인텔·삼성전자에 앞선 글로벌 1위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다운사이클은 내년 초까지 더욱 심화되겠지만 파운드리 수요는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 산업의 발전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향후 관련 산업의 성장세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파운드리 사업 확대는 리스크 분산 차원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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