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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사일이 모자라…공군 JDAM·패트리엇 등 비축량 기준 미달

'3축 체계' 핵심인데… 개전 후 열흘 남짓이면 모두 소진
정성호 "작전 차질 우려"… 국산화 및 공급망 확보 필요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2022-10-21 06:45 송고 | 2022-10-21 08:36 최종수정
지대공 미사일 '패트리엇'. (공군 제공) 2017.11.2/뉴스1
지대공 미사일 '패트리엇'. (공군 제공) 2017.11.2/뉴스1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형 3축 체계' 중 킬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인 공대지정밀유도탄 및 패트리엇 미사일 비축량이 기준치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들 무기체계가 주문 후 생산까지 2~5년이 걸리는 만큼, "유사시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응하는 데 충분한 양의 전투예비탄약을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육해공군의 전투예비탄약 비축량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육군과 해군의 경우 30일분 기준 비축량 대비 80~90%대 수준의 예비탄약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 북한 장사정포 갱도와 미사일 포대를 폭격하기 위한 공군 합동정밀직격탄(JDAM) GBU-31 비축량은 30일분 기준치 대비 35%, 60일분 대비 23%에 불과했다. 개전 후 열흘 남짓이면 비축 물량이 모두 소진된단 얘기다.

탄두 중량이 가벼운 GBU-38도 30일분 대비 48%, 60일분 대비 47% 수준에 머물렀다. 또 △지하시설을 정밀 폭격할 수 있는 벙커버스터 유도탄 GBU-24 '페이브웨이Ⅲ'는 30일분 대비 42%·60일분 대비 20%를 비축하고 있었고, △레이저통합직격탄(LJDAM) GBU-56은 30일분 대비 21%·60일분 대비 10%였다.
AGM-65 '매버릭' 미사일(30일분 46%·60일분 26%)과 활강유도폭탄(SDB) GBU-39(30일분 69%·60일분 45%)도 비축량이 기준치를 밑돌았다.

공군 KF-16 전투기에 JDAM을 장착하고 있다. (공군 제공) 2013.11.22/뉴스1
공군 KF-16 전투기에 JDAM을 장착하고 있다. (공군 제공) 2013.11.22/뉴스1

군은 '군수품관리 훈령'에 따라 전시상황에 60일간 사용할 수 있는 전투예비탄약을 비축해야 한다. 이에 따라 군은 △30일분(1차 확보물량)과 △45일분(2차) △60일분(최종) 등의 기준치를 정해 탄약을 관리하고 있다.

단, 일선 부대에선 △개전 초기 30일이 전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점과 △비축 탄약의 노후화 △신형 탄종 도입 등을 감안해 60일분보다 30일분 보유를 우선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JDAM 등 공대지정밀유도탄은 2018~19년 이후 추가 확보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정 의원이 전했다.

이뿐만 아니라 KAMD의 한 축인 패트리엇-3(PAC-3) 대탄도탄 미사일도 비축량이 기준 대비 53%에 불과했고, 패트리엇-2(PAC-2) 대항공기용 미사일 비축량도 65%에 머물렀다.

우리 군의 3축 체계는 크게 △유사시 북한 핵·미사일 시설을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과 △북한의 공격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KAMD, 그리고 △북한을 응징하는 '대량응징보복'(KMPR) 전력으로 구성된다.

군은 개전 후 30일이면 북한 탄도탄이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30일분을 기준으로 패트리엇을 비축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2022.10.1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2022.10.1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정 의원에 따르면 공군 측은 이처럼 공대지정밀유도탄과 패트리엇 미사일의 비축량이 기준치를 밑도는 건 "표적 개발 고도화로 대폭 늘어난 타격 목표물에 비해 탄약 확보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라며 추후 보강해가겠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방중기계획상 이들 미사일은 4년 뒤인 2026년이나 돼야 1차 확보물량 30일분 중 일부만 채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서둘러 개선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단 지적도 제기된다. 정 의원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킬체인과 KAMD 관련 작전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류성엽 21세기 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도 "정밀유도무기는 주문 후 짧아도 2년, 보통 4~5년은 걸려야 받을 수 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비축물자가 부족하단 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류 위원은 "정밀유도무기는 최소 3개월분, 적정 6개월분 정도는 비축할 필요가 있다"며 JDAM의 경우 유도킷만이라도 우선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 개전 후 1개월간 1만9948발의 정밀유도무기를 사용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도 "최근 각국의 전쟁 수행 양상을 보면 전투예비탄약이 충분해야 전쟁을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다"며 러시아의 무력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미국 측이 주요 동맹국으로부터 탄약을 끌어모으고 있는 사실을 예로 들었다.

다만 양 위원은 "비축물량이 너무 많으면 국방예산 부담과 탄약 노후화로 이어지는 만큼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 무기체계 표준을 공유하는 여러 나라들과 군사 공급망을 만들어놓는 게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무기체계의 국산화 노력 또한 주문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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