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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서 명단 프린트, 목욕탕까지 섭외…홈 경기 개최 위한 포항의 정성

11일 오후 3시 포항 vs 울산

(포항=뉴스1) 안영준 기자 | 2022-10-11 13:14 송고
포항 스틸야드 
포항 스틸야드 

포항 스틸러스가 '태풍 힌남노' 여파에도 홈 경기를 예정대로 개최할 수 있었던 건 작은 것까지 놓치지 않은 포항 구단의 노력과 정성 덕분이었다.

포항은 11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울산 현대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36라운드 홈 경기를 치른다.
포항 스틸야드는 지난 9월 포항 지역을 덮친 11호 태풍 '힌남노'의 직격탄을 맞았다. 피해는 꽤 컸다. 스틸야드 기계실과 정비실 등이 침수됐고, 그라운드 등 1층도 발목까지 물이 잠겼다. 스틸야드로 가는 도로마저 손실돼 복구를 시작할 방법조차 막막했다.

하지만 포항은 한 달 만인 지난 8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를 잘 치렀고 이제 이번 시즌 마지막 홈 경기를 앞두고 있다.

비록 조명탑과 전광판을 활용할 수 없어 평일임에도 주중 경기로 개최해야 하지만, 큰 피해로 열악한 상황임에도 홈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된 건 선수단의 경기력 향상을 돕고 홈 팬들에게 어떻게든 경기를 제공하려던 구단 직원들의 노고가 컸다.  
포항 관계자는 "포항 스틸야드를 청소해주는 업체가 있지만, (피해가 더 큰) 포스코 공단도 같이 계약돼 있다 보니 경기장 복구까지 신경 쓰기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9월 말에 구단 직원들이 직접 팔을 걷고 들어가서 청소했다. 호스로 물을 뿌리고 진흙을 걷어낸 뒤 긴 시간 말리면서 주요 시설들을 정비했다"고 설명했다.

 포항 스틸야드
 포항 스틸야드

이어 당장 경기를 치르는 데 필요한 시설을 갖추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전광판은 발전기를 설치해 스코어와 시간을 표기할 수 있는 소형 전광판으로 대체했다.

이 밖에 기자실과 행정실의 전기를 위해 총 7개의 발전기를 임차해 설치했고, 통신사 및 전선 연결 업체 등과 협조해 중계방송사와 VAR실을 위한 전력도 갖췄다.

디테일한 지원도 놓치지 않았다. 출력이 어려운 상황이라 양 팀 선수 명단을 제공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대책을 마련했다. 내부에서 직원이 경기 감독관의 확인을 거쳐 사진을 찍어 보내면 외부에서 기다린 다른 직원이 수기로 입력한 뒤 프린트해 경기장으로 갖고 오기로 했다.

온수가 나오지 않는 문제도 해결했다. 심판과 원정 팀 선수들이 샤워를 할 수 있도록 인근 목욕탕까지 섭외해뒀다.

마지막으로 평일 낮 경기를 찾아야 하는 포항 팬들을 위해선 최대 85%의 큰 할인폭을 제공했다.

힌남노가 할퀸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았다. 하지만 직접 팔을 걷고 나선 포항 구단 직원들 덕분에 포항은 홈 경기를 문제없이 개최하게 됐다.

포항 스틸야드 
포항 스틸야드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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