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사나이 살린 카카오…'감독 이정재' 키운 파란만장 헌트 탄생기

영화 '헌트'의 숨은 주역…사나이픽처스 품은 카카오엔터
카카오 미디어 사업 영향력 확대…"제작 역량 입증"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2022-08-10 06:00 송고
이정재 감독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헌트(HUNT)' VIP 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헌트'(감독 이정재)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 분)와 김정도(정우성 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2022.8.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이정재 감독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헌트(HUNT)' VIP 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헌트'(감독 이정재)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 분)와 김정도(정우성 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2022.8.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지난달 27일 오후 열린 영화 '헌트'의 언론배급 시사회. 국내 언론에 첫 공개되는 헌트가 끝난 후 올라온 엔딩 크레디트(맺음자막)에는 '감독과 제작자는 다음 분들께 특별히 감사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올라왔다. 여기에는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장세정 영상콘텐츠 본부장을 비롯해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 배우 전혜진의 남편 이선균 등의 이름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10일 개봉되는 '감독 이정재'의 첫 영화 헌트의 'Thanks to' 목록에 연인 임세령 부회장이 등장한 것은 예상 가능한 일이지만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왜 이름을 올렸을까.
이정재는 헌트 주연 배우 이자 연출을 맡았고 헌트 공동 제작사인 사나이픽처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자회사라는 인연이 있다. 

200억원이 넘는 자본이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인 헌트는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지만 한 편의 영화로 완성되기까지 수년간의 시간이 걸릴 정도로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정재 감독과 배우 정우성, 장세정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본부장(왼쪽에서 두번째), 한재덕 사나이픽처스 대표(왼쪽에서 두번째) 등이 19일 밤(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에서 열린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영화 ‘헌트’ 시사회 레드 카펫을 밟고 있다.  2022.5.20/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이정재 감독과 배우 정우성, 장세정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본부장(왼쪽에서 두번째), 한재덕 사나이픽처스 대표(왼쪽에서 두번째) 등이 19일 밤(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에서 열린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영화 ‘헌트’ 시사회 레드 카펫을 밟고 있다.  2022.5.20/뉴스1 © News1 이준성 프리랜서기자

◇헌트의 숨은 주역…사나이픽처스 품은 카카오엔터
'배우 이정재'는 지난 2017년 '헌트'의 원작 시나리오였던 '남산'의 판권을 구매하고 영화화를 결정했다. 이후 이정재는 영화 '신세계' 등을 제작한 한재덕 사나이픽처스 대표에게 헌트 시나리오 초고를 소개했다. 한 대표는 헌트 초고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영화 '공작'을 제작하던 시기와 겹쳐 다른 제작사를 추천했다.

그러나 이 사이 감독이 여러차례 교체되면서 이정재가 처음으로 시나리오부터 맡아 각본을 쓰게됐다. 이정재는 최근 SBS 예능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 출연해 "감독님을 찾다가 못 찾아 감독을 맡게 됐다"며 "거절을 당하고 같이 시나리오를 써보다가 도저히 못 풀겠다고도 하시고 그런 반복의 연속이 사람의 마음을 굉장히 찢어놓더라"고 회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나이픽처스 역시 안팎으로 부침을 겪었다. 사나이픽처스는 지난 2018년 11월 행남사로부터 투자를 받아 영화사 월광과 함께 영화 투자·배급사인 스튜디오썸머를 설립했다. 그러나 2016~17년 발생한 행남사의 회계처리기준 위반 행위가 지난 2019년 7월 문제가 되면서 검찰에 고발되는 일을 겪기도 했다. 스튜디오 썸머가 영화사 투자 등의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진 때다.

이 때 사나이픽처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전신 카카오M간 인연이 시작된다. 카카오M은 지난 2019년 9월 사나이픽처스 등의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당시 카카오M은 김성수 전 CJENM 대표를 영입하면서 영상 콘텐츠 사업 진출을 고민했다. 양측 모두 좋은 작품을 만들어보자는 데 의견을 모았고 인수협상 역시 빠르게 진행됐다.

카카오M이 사나이픽처스를 인수한 이듬해인 2020년 이정재는 직접 수정한 시나리오를 한재덕 대표에게 다시 소개했고 결국 헌트 제작으로 이어지게 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당시 사나이픽처스는 모회사의 상황으로 인해 온전히 작품 기획 개발과 제작에 몰두할 수 없었으나 카카오M 합류 이후 법무, 재무 등 안정적 시스템을 바탕으로 제작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김성수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공동 센터장 (카카오제공) © 뉴스1
김성수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공동 센터장 (카카오제공) © 뉴스1

◇미디어 사업 영향력 키우는 카카오…존재감 뽐낼까

음악 사업을 중심으로 역량을 키워온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영상 사업을 본격화한 것은 김성수 대표를 선임하면서다. 김성수 대표는 2011년 CJ그룹이 CJE&M을 출범할 당시 방송사업부문 대표에 오른 데 이어 총괄대표를 맡는 등 방송 콘텐츠 사업에서 영향력이 크다. 현재 글앤그림미디어, 바람픽쳐스, 로고스필름, 메가몬스터, 크래들스퓨디오, 크로스픽쳐스 등의 영상 제작 관련 자회사를 두고 있다. 

카카오엔터 본사가 콘텐츠 비즈니스 역량을 중심으로 작품 기획 개발 및 투자, 플랫폼 등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 등을 맡아 지원하면 자회사가 제작 역량에 집중하는 시스템을 구축함에 따라 올 부터는 본격적인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영화사 월광의 첫 드라마 시리즈인 '수리남'이 내달 9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영화 '공작',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를 연출한 윤종빈 감독의 첫번째 드라마 시리즈로 하정우, 황정민, 박해수 등이 캐스팅 돼 벌써부터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카카오엔터 자회사인 비에이치(BH)엔터에인먼트는 콘텐츠 지음과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을 공동 제작한다. 이 작품은 내달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데, 비에이치엔터테인먼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콘텐츠 제작 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카카오엔터는 향후 제작 자회사간의 공동 제작 프로젝트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글로벌향 슈퍼IP를 기획, 개발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엔터가 IP를 보유한 웹툰 등과의 시너지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김성수 대표가 카카오의 컨트롤타워인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의 공동 센터장을 맡으면서 콘텐츠 사업 부문에서의 글로벌 진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배재현 카카오 CAC 투자총괄 수석 부사장은 "영화 '헌트'가 칸 국제 영화제,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데 이어 해외 144개국에 선판매되면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콘텐츠 제작 역량을 입증했다"며 "하반기에는 영화 ‘헌트’, 윤종빈 감독의 ‘수리남’과 같이 다양한 콘텐츠 라인업을 스크린과 글로벌 OTT, TV를 비롯한 다수의 플랫폼을 통해 선보이며, 미디어 부문의 높은 성장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jjung@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