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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대피시키려다 못 피하셨을 것" 이천화재 간호사 아들 흐느껴(종합)

'5명 사망 병원 화재'로 하루아침 가족 잃은 유족들 비통
"전화만 20번 걸었는데 사망자 명단에"…병원 앞 유족 '털썩'

(이천=뉴스1) 유재규 기자, 구진욱 기자 | 2022-08-05 19:01 송고
5일 오전 경기 이천시 관고동의 한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유관 기관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건물 내 병원의 환자, 간호사 등 5명이 숨졌다. 2022.8.5/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이천 화재'로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유족들은 하루 아침에 가족을 잃은 슬픔을 가누지 못했다.

5일 경기 이천시 관고동에 위치한 한 투석전문의료병원 화재현장 앞. 유족 A씨는 화재대응센터에서 관계자로부터 이종사촌의 이름을 사망자 명단에서 확인했다.

A씨는 '어쩐지 투석치료 받는다 했을 때 걱정되더라'라고 생각하며 화재가 발생했다는 언론보도 후 마음이 찜찜해 20여번이나 전화를 시도했다.

A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그의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사망자 명단에 있다"며 남편의 형 부고를 알렸다.

그동안에 수화기 넘어로 "다시 알아봐. 무슨 말이야"라며 재촉하는 A씨의 남편 목소리만 흘러 나왔다.

함께 온 지인은 "(숨진)그 사람이 투석치료만 2년 째인데 집은 이 근방이다"라며 화재현장에서 직선거리로 약 300m 떨어진 한 아파트를 가리켰다.

충격이 큰 나머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더니 A씨는 이종사촌의 명단을 다시 확인하러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장례식장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비슷한 시각,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숨진 간호사 B씨의 아들은 "어머니는 곧은 성품을 지닌 분"이라고 흐느꼈다.

현역 군인 신분으로 타지에서 지내는 아들은 이날 오후 B씨와 같이 안경을 맞추기로 한 터라 B씨의 부재가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달 휴가를 나와 1박2일 가족여행을 한 것이 마지막으로 본 어머니의 얼굴이다. 

아들은 "어머니가 환자분들을 평소 가족처럼 생각했다"며 "환자분들과 워낙 잘 지내고 서로 챙겼기 때문에 검은 연기가 몰려와도 혼자만 피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B씨와 같이 일했던 직장동료들도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B씨는 해당 병원에서만 10년 넘게 근무했는데 마지막까지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대피시키다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장재구 이천소방서장도 브리핑에서 "(숨진)간호사는 충분히 탈출할 수 있었는데 환자 때문에 병실에 남아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화재로 숨진 환자는 대부분 70~80대 노인들로 의족을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신속하게 움직이기 힘들었다.

입구에서 환자를 대피시키던 한 간호사는 "B씨가 병원 가장 안쪽의 환자분들을 대피시키려다가 사고를 당했다"며 울먹였다.

5일 오전 경기 이천시 관고동의 한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가 진압된 후 경찰, 소방 등 유관 기관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2.8.5/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앞서 이날 오전 10시20분께 발생한 화재는 오전 11시25분께 모두 완진됐다.

화재발생 직후인 오전 10시31분께 발령했던 대응 1단계는 초진 시점인 오전 10시55분께 해제했다.

화재가 발생한 건물은 총 4층 규모 건물이며 1층 음식점·한의원, 2층 한의원·보험회사 사무실, 3층 당구장·스프린골프 연습장, 4층 투석전문병원 등이 입점해 있다. 연면적은 2585㎡다.

스크린골프 연습장에서 발생한 화재 연기는 빠르게 4층 투석전문의료병원으로 들어갔고 총 47명이 피해를 받았다.

숨진 5명 중 4명은 투석환자며 1명은 간호사다. 나머지 42명은 단순연기 흡입 등 경상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최초 발화지점으로 같은 건물 내 3층에 위치한 스크린골프 연습장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등 이날 오후 3~5시 1차 합동감식을 벌였고 발화시점 및 발화요인에 대해서는 정밀감식 후 밝히기로 했다.

5일 오전 경기 이천시 관고동의 한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가 진압된 후 소방 등 유관 기관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건물 내 병원의 환자, 간호사 등 5명이 숨졌다. 2022.8.5/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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