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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리뷰] "AI로 영어 공부한다"…카카오브레인이 내놓은 'REMY'

자체 개발 AI 기술 탑재해 선보이는 국내 첫 번째 앱
'의미단위'와 '호흡단위'를 스스로 구분하는 'AI 청킹'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2022-07-23 10:52 송고
카카오브레인, AI 영어 학습 앱 '레미'(REMY) 공개(카카오브레인 제공)© 뉴스1
카카오브레인, AI 영어 학습 앱 '레미'(REMY) 공개(카카오브레인 제공)© 뉴스1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이 지난 18일 영어 학습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했다. 앱의 이름은 '레미'(REMY). 'Reading Mate For You'(당신을 위한 리딩메이트)라는 뜻으로 카카오브레인이 자체 개발한 AI 기술을 적용해 국내에 선보이는 첫 번째 앱이다.

카카오브레인은 2017년 설립된 카카오의 자회사로 앱을 통해 수익 사업을 주력으로 펼치는 곳은 아니다. 이곳은 AI 연구개발을 통해 꾸준히 글로벌 학회에 논문을 발표하고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는 기업이다.
지금까지 이용자와 직접적인 접점이 없었던 카카오브레인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영어 학습 앱을 개발해 출시했다고 하니 호기심이 생겼다. 마침 영어 학습에 대한 갈증이 있었기에 레미를 체험해봤다.

카카오브레인의 영어 학습 앱 '레미'를 통한 학습 모습. AI 청킹이 구분한 '의미 단위'로 듣고 말하기가 이뤄지고 있다.© 뉴스1
카카오브레인의 영어 학습 앱 '레미'를 통한 학습 모습. AI 청킹이 구분한 '의미 단위'로 듣고 말하기가 이뤄지고 있다.© 뉴스1

◇학습 콘텐츠에 충실…핵심은 'AI 청킹' 기술

레미의 첫인상은 '기본에 충실한 학습 앱'이었다. 대부분의 콘텐츠 앱들이 갖추고 있는 하단의 메뉴바 혹은 이외의 기능들을 과감히 삭제해 깔끔한 이용자 인터페이스(UI, User Interface)를 보여줬다.
앱의 핵심 기능인 영어 학습 콘텐츠들은 △5분 분량의 짧은 글 △영문 소설 및 연설문 원서 읽기 △스몰토크 주제 등 개성 있는 카테고리로 분류돼 있었다.

개별 콘텐츠들의 정보 역시 한눈에 파악하기 쉬웠다. 문장의 난이도가 썸네일에 표시돼있어 자신의 수준에 맞는 글을 선택할 수 있었고 5분, 15분 등 예상 학습 시간이 적혀 있어 상황에 적절한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었다.

영어 학습을 위해 기자가 선택한 글은 '세계 1위 담배 회사가 담배 판매를 멈추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 학습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AI의 발음을 먼저 듣고 눈으로 따라 읽는 '쉐도잉'이 이어진다. 카카오브레인의 AI 기술력은 바로 이곳에 적용됐다. AI가 영어 문장 성분을 심층 분석해 문장을 의미 단위 혹은 호흡 단위로 끊어서 발음할 수 있도록 돕는 이른바 'AI 청킹'이다.

이용자는 설정을 통해 청킹 단위를 '의미단위'와 '호흡단위'로 변경할 수 있다. 의미단위로 설정하면 AI가 해당 문장을 분석해 문장 성분대로 구분해서 읽어주고 호흡단위로 설정할 경우 읽기 쉬운 분량만큼 끊어서 발음한다. 카카오브레인 측은 "정확한 발음과 억양을 익히는 데 도움을 줄 것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브레인의 영어 학습 앱 '레미'의 메인화면. 다양한 학습 콘텐츠들이 카테고리에 따라 분류돼 있다.© 뉴스1
카카오브레인의 영어 학습 앱 '레미'의 메인화면. 다양한 학습 콘텐츠들이 카테고리에 따라 분류돼 있다.© 뉴스1

◇AI 청킹 외에도 여러 학습 기능 탑재…소수의 콘텐츠 아쉬워

AI 청킹을 기반으로 말하고 듣는 학습이 콘텐츠의 핵심이지만 이 외에도 이용자의 영어 공부를 돕는 기능은 여러 가지 있다.

대표적으로 △영어 문장의 뜻을 알려주는 '번역 기능' △글에 등장하는 단어 중 필수 단어를 모아둔 '단어 미리보기' △추후 모르는 단어만 다시 학습할 수 있는 '단어장' △자신이 얼마나 공부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학습 현황' 등 전체적으로 영어 학습 앱으로서 기본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준다.

글뿐만 아니라 유명 인사들의 영상도 학습에 활용할 수 있다. BTS의 UN 연설이나 스티브 잡스의 스탠퍼드 대학 졸업 축사 영상 등이 제공되고 있어 등고 말하는 학습이 가능하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서비스 초기임을 감안해도 전체적인 학습 콘텐츠 수량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글과 영상 콘텐츠를 모두 더해도 약 50개에 불과하다. 다만, 영어 원서 교육 브랜드 '영서당'과 협력해 레미를 개발했기에 추후 영서당의 콘텐츠가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카카오브레인 로고 (카카오브레인 제공) © 뉴스1
카카오브레인 로고 (카카오브레인 제공) © 뉴스1

◇레미, 유료화 계획 없다

레미의 간편한 사용성 덕분에 앱 적응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구글플레이에 등록된 이용자들의 평가도 비슷하다. 대부분 직관적인 사용성과 끊어 읽는 AI 청킹 기술에 대해 호평을 보내고 있다. 카카오브레인의 첫 국내 출시 앱이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카카오브레인은 레미를 유료 서비스로 전환하지 않을 계획이다. 많은 학습 앱이 AI 기술을 도입, 고급화를 통한 수익을 추구하는 행보와 반대되는 모습이다.

카카오브레인의 이와 같은 배경에는 AI 연구개발 기업으로서 레미를 통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AI 기술 고도화를 위한 이용자 확보에 유료화 사업모델이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일두 카카오브레인의 대표 역시 앱 출시를 기념하며 "카카오브레인만의 독보적인 AI 기술력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 사람들의 일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기술 및 서비스를 개발해 나갈 것"이라며 말한 바 있다. 레미를 시작으로 카카오브레인의 다양한 이용자 친화 서비스를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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