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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사정 볼 것없다' 싱가포르, 5개월 간 마약사범 5명 사형 집행

인권단체 "사형, 범죄 억제 효과 없어…생명권 무시한 태도"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2022-07-22 15:56 송고
지난해 11월3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사형 반대 집회에 참여한 한 활동가의 모습. 2021.11.03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지난해 11월3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사형 반대 집회에 참여한 한 활동가의 모습. 2021.11.03 © AFP=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마약법을 적용하는 싱가포르가 또 다시 마약 밀매범에게 사형을 집행했다. 지난 3월 이후 마약 밀매범에 대한 다섯번째 사형 집행이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지난 15일 마약을 밀매한 혐의를 받는 남성 나제리 라짐(64)을 사형에 처했다.
나제리 라짐은 마약 밀매를 목적으로 33g(1.1온스) 이상의 헤로인을 소지한 혐의로 2017년 유죄를 확정받고, 5년여간 복역한 끝에 처형됐다. 헤로인 33g은 약 400명이 일주일 동안 복용할 수 있는 양이다.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마약법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지적 장애를 호소한 마약사범에 대해 사형을 집행해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국제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싱가포르의 사형 종식을 촉구했다. 이 단체의 사형 전문가 끼아라 산고르지오는 "이러한 처형은 범죄에 대한 억제 효과가 있다기보다는 싱가포르 당국이 인권과 생명권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인권 운동가 커스틴 한 역시 "마약 복용자들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나제리와 같은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지원과 회복의 여지를 줬을 것"이라며 "그는 갱생의 여지 대신 평생 투옥되다 사형에 처해지는 형벌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는 지난 2년 동안 사형 집행을 중단해오다가 올해 3월부터 다시 사형을 집행해오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사형을 집행하는 것은 마약 밀매를 억지하기 위해서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유엔(UN)은 전 세계적으로 사형이 효과적인 범죄 억제책이라는 것은 입증되지 않았으며, 가장 심각한 범죄에 대해서만 사형을 허용하는 국제인권법과도 양립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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