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신기방기 부산 지하철역①] 열차 어떻게 들여올까?…부산진역에 '어둠의 통로'

창원에서 제조된 전동차, 화물차에 견인돼 부산진역 측선 선로로 반입
전용철도 있는 부산진역만 반입 가능…2~4호선 전동차는 트레일러 육송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2022-07-19 06:00 송고
편집자주 대한민국 제2도시 부산에서 도시철도(지하철)이 운행된 지도 37년이 지났다. 오랫동안 부산 시민들의 발이 되어준 부산 지하철은 오늘도 쉼 없이 움직인다. 바쁜 운행 속에서도 부산에는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는 특별한 지하철역이 많다. 뉴스1 부산·경남본부는 7월19일 부산 지하철 1호선 개통 37주년을 맞아 특이한 역 3곳을 살펴봤다.
사진 오른쪽 부산 부산진역의 측선 선로의 모습. 이 선로를 통해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전동차가 반입된다.(부산교통공사 제공)© 뉴스1
사진 오른쪽 부산 부산진역의 측선 선로의 모습. 이 선로를 통해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전동차가 반입된다.(부산교통공사 제공)© 뉴스1

노후된 지하철은 안전을 위해서라도 새것으로 바꿔야 한다. 부산 지하철도 개통 37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첨단 부품으로 만들어진 새 전동차로 속속 교체되고 있다.

그런데 이 기다란 지하철을 어떻게 지하에 넣어야 할까. 그 비밀은 도시철도 1호선 부산진역에 있다.
부산진역에 가면 늘어선 선로들 한쪽 구석에 자그마한 비밀 통로를 볼 수 있다. 봄이 되면 나무에 가려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이 통로를 거쳐야만 전동차가 선로로 들여올 수 있다.

1987년 부산진역이 개통된 이래로 1호선 전동차 412칸이 측선 통로를 통해 반입됐다. 보통 1호선 지하철 1대당(1편성) 8칸의 전동차가 필요한 점을 고려하면 약 51대의 지하철이 들어온 것이다.

우리나라의 전동차 대다수는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제조되고 있다고 한다. 창원에서 생산된 전동차는 철도망을 통해 전국 각지로 옮겨진다.
부산은 어떨까. 창원공장에서 탄생한 전동차는 하부 및 기능 검사를 마친 뒤 신창원역을 타고 진영역과 삼랑진역을 거쳐 부산진역에 도달한다. 이동 과정만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신창원역부터는 코레일 화물기관차가 신조 전동차를 이끌고 간다. 직류 방식인 전동차가 교류 방식인 코레일 철도를 탈 수 없을뿐더러 기관차의 힘을 빌려 더 빠르게 이송하기 위해서다.

부산진역에 도착한 전동차는 칸마다 하나씩 분리된다. 전용철도 입구의 선로가 짧아 2칸 이상이 한번에 진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분리된 전동차는 입환 견인차를 이용해 측선 선로를 통해 지하로 옮겨진다.

분리된 전동차는 지하에서 다시 결합된다. 기능 점검까지 마치면 전동차는 열차 운행을 하지 않는 새벽 시간대 노포차량기지로 이동한다.

신조 전동차가 부산진역 측선 선로를 따라 입환 견인차로 옮겨지고 있다.(부산교통공사 제공)© 뉴스1
신조 전동차가 부산진역 측선 선로를 따라 입환 견인차로 옮겨지고 있다.(부산교통공사 제공)© 뉴스1

곧바로 새 전동차를 운행할 수는 없다. 철도안전법에 따라 예비주행·시운전 시험에서 성능을 검증하고 철도안전 관리체계 변경 승인을 거친 후 6개월 뒤에야 달릴 수 있다.

부산의 많은 역 중에 왜 하필 부산진역일까.

도시철도와 일반철도의 선로는 다르다. 부산진역에는 지하철 건설 계획에 따라 도시철도와 일반철도를 이어주는 전용철도가 설치돼 선로를 통한 반입이 유일하게 가능하다.

부산진역을 통해 반입되는 전동차는 모두 1호선용이다. 부산 2~4호선의 경우 철도와 연결된 전용철도가 없어 육로를 통해 지하철역까지 운송된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2~4호선 전동차의 철도 이동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평소 출·퇴근이나 약속 장소에 가기 위해 이용하는 지하철은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잡은 만큼 친숙하게 느껴질 법하다.

하지만 비용을 들으면 입이 떡 벌어진다. 1호선 지하철 1대당 약 100억원의 어마어마한 비용이 든다고 한다.

향후 노선이 추가로 연장되거나 열차 혼잡도 등을 고려하면 전동차 교체는 필수적이다. 앞으로도 부산진역의 '어둠의 통로'는 부산시민의 발이 되어주는 도시철도 1호선의 '빛의 통로'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blackstamp@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