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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곤란 환자 기도 확보 조치 안해 숨지게 한 의사 '집행유예 2년'

기도 확보 없이 급성 후두개염 환자 검사…응급실 가던 중 숨져
재판부 "응급 상황 항시 예측했어야…홀로 당직 근무한 점 고려"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2022-07-04 13:46 송고
© 뉴스1

호흡 곤란 증세로 응급실로 이송된 환자를 기도 확보 조치도 하지 않은 채 검사를 하다가 사망에 이르게 한 30대 의사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5단독(이진아 판사)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다고 4일 밝혔다.

부산대병원 소속 이비인후과 레지던트 1년차 의사인 A씨(30대·여)는 비상 의료 조치를 준비하지 않은 채 응급 환자로 이송된 B씨(50대)의 후두경 검사를 실시해 호흡곤란으로 B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판결문에 따르면 B씨는 2016년 6월 경남 한 종합병원 경부 CT 검사에서 심부경부 감염이 확인됐고, 급성 후두개염이 의심돼 수술을 위해 상급병원인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됐다.

급성 후두개염은 성대 윗부분에 있는 후두개의 감염증으로, 4~5시간 이내에 기도 폐쇄 증상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는 질환이다.

해당 병원의 의료진은 부산대병원 의료진에게 CT 영상 등 환자의 건강 상태가 기재된 진료 자료를 넘겼다. 당시 B씨는 체온, 맥박 등 모두 정상을 유지했다.

A씨는 이비인후과 외래진료실에서 B씨의 후두경 검사를 했다. 후두경 검사 시에는 후두 경련으로 인해 분비물이 기도로 넘어갈 위험이 있어 호흡 정지의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기관삽관이나 기관절개 등의 기도 확보 조치가 필요하고,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이동식 장비를 통해 검사해야 한다. 하지만 A씨는 이 과정을 생략하고 기도 확보를 하지 않은 채 검사를 실시했다.

A씨는 검사를 마친 뒤 B씨의 보호자에게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한 뒤 B씨를 보호자와 함께 응급실로 보냈다. 문제는 B씨가 외래진료실에서 응급실로 이동하던 중 갑자기 호흡 곤란 증세가 악화해 의식을 잃었다는 것이다.

기도 확보를 위한 수술이 급박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기관절개술 전문 의료진이 응급실에 도착해 B씨의 기관절개술을 시행할 때까지 25분 동안 기도 확보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B씨는 급성 후두개염으로 숨졌다.

A씨는 CT 검사 결과만으로 급성 후두개염인지 판단하지 못한 것과 본인의 동행 없이 B씨만 응급실로 보낸 것에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가 CT 검사 결과 등을 전달받고도 응급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점 등을 토대로 B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과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씨가 호흡곤란을 호소하면서 15L 용량의 산소를 공급받는 중증환자인 점을 고려했었다면, 피고인은 B씨에게 기도폐쇄의 응급 상황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음을 염두에 뒀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후두경 검사 이후 의료진 동행 없이 B씨를 응급실로 돌려보내 심각한 호흡곤란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없게 했다"며 "피고인이 응급 환자 상태를 가장 잘 알고 있음에도 의료진의 지속적인 관찰이 부재한 상황에 뒀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도 "소아에 비해 성인에게 급성 후두개염으로 인한 기도폐쇄가 드물게 나타나는 점과 피고인이 사건 당시 레지던트 1년차였고 혼자 당직 근무를 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응급 대처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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